고마워 짱이야!!

by 꿈꾸는 덩나미

오른쪽 발등이 아파 절뚝거리기 시작했다.

걸을 때마다 발가락과 발등에 힘이 실리니 아파서 걷기가 힘들 정도였다.

한 달 가까이 러닝을 했더니 무리가 온 건지...

혹시나 뼈에 이상이 생겼나 싶어 엑스레이를 찍었다.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약만 지어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절뚝거리며 걷자 다들 걱정스러워한다.

그중에 짱이 녀석은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한다.

산책을 가도 내가 조금 뒤처지면 기다리고 서 있다가 내 걸음에 맞춰 걸어준다.

어떤 때는 리드줄로 나를 한번 휘감는다.

나를 챙기는 자신만의 방법이다.

수시로 나를 챙기는 모습이 마치 어머니가 자식을 챙기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2층이다 보니 계단을 이용할 때가 많다.

이 녀석은 계단을 빠르게 오르내리는데 내가 절뚝거린 이후부터는 내 걸음에 맞춰 <세월아~가라>는

걸음으로 오르내린다.

한걸음 떼고 쳐다보고 또 한걸음 떼고 안쓰러운 표정으로 또 쳐다보고...

이 녀석은 동물이 아니라 마치 말 못 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자기 전 약을 먹었다.

10분쯤 지나자 속이 메슥거리더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다 토해내고 말았다.

그때 이 녀석이 자다가 깨어 꼬리를 늘어 뜨린 채 화장실 앞을 맴돌고 있었다.

예의 그 안쓰러운 눈빛으로 내 행동들을 주시하는 게 아닌가.

"짱이야! 왜 안 자고..."

"네가 그렇게 토하니 걱정이 되어 잘 수가 있겠어? "(내가 유추한 짱이 마음)

속이 겨우 편안해져 침대에 오르자 남편은 세상모르고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짱이 녀석이 살며시 침대로 올라와 발꿈치 아래에 자리를 잡는다.


내가 보호자인지 이 녀석이 보호자인지 착각이 들 정도다.

남편과 우스갯소리를 한 적이 있다.

"짱이가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 모든 유산을 다 물려주고 싶어."


요즘 젊은 사람들이 아기를 낳지 않고 반려묘나 반려견과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사람과 비교할 순 없지만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 낫게 여겨질 때가 있다.


이 녀석은 남편이 퇴근해 올 때면 이미 현관문으로 쫓아가 있다.

그래서 오늘만큼은 이 녀석보다 먼저 나가 남편을 반겨주고 싶었다.

도어록 소리가 들리자마자 뛰쳐나갔는데 이미 이 녀석이 남편에게 달려가 꼬리를 흔들고 있다.

아무리 애를 써도 이 녀석을 이길 방법이 없다.


아들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이 녀석만큼 사랑의 표현을 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 녀석은 온 몸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아이가 며칠 만에 돌아오면 이 녀석은 거의 실신 직전이다.

꼬리를 얼마나 빨리 흔들어 대는지. 머리를 들이대며 아들 품을 파고든다.

낑낑 소리를 내는데 곧 사람의 방언이 터질 것 같기도 하다.


시골 사시는 어머니집에 가면서 강아지를 두고 갈 수가 없어 데리고 갔더니 기함을 토했다.

"미쳤구나. 개를 방에서 키우고... 당장 데리고 나가라."

그러셨던 어머니가 눈치 없이 방안을 돌아다니며 재롱 피우는 강아지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시며 예뻐라 하셨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이 녀석이 우리 가족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말할 수 없이 크다.


누구보다 빠르게 혹은 민첩하게 가족들을 챙기는 이 녀석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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