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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숙 Nov 28. 2022

z세대가 부러운 이유

z세대가 사는 법 

아침에 나를 깨우는 것도 잠잘 시간, 약 먹는 시간을 알려주는 것도 스마트 폰이다. 습관적으로 sns를 확인하고 댓글을 달고 그를 통해 정보를 습득한다. 급하게 연락 올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늘 곁에 두어야 마음이 편안하고 잠잘 때도 예외는 아니다. 얼마 전  건강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전자파가 안 좋다는 글을 읽은 후로 수면 중에는 위치를 화장대 위로 그나마 옮겼을 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신인류, 디지털 원주민, 소셜 세대라고 불리며 디지털 언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한때 우리 세대는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스마트폰을 금지 품목으로 여겨 중학교에 입학하거나 대학 합격 후에 구입해 줄 정도로 기피 물품으로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모두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z세대도 예외는 아니다. 그들의 모든 활동들은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진다고 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공부를 위한 용도는 기본이고 취미활동, 친목, 사교 등 그 범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그 이상이다. 말 그대로 일상의 이름을 회복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삶을 계획하고 통제하며 스마트한 수단으로 진화시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는 혼자 있지만 동시에 같이 존재하며 혼자서 때로는 친구들과 만나서 노는 플레이 그라운드이자 개인의 취향을 표현하는 창작도구의 역할까지 도맡아 한다.


그들에게 가장 부러운 것은 혼자 잘 사는 세대라는 점이다. z는 복잡한 인간관계 유지에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신 그 시간에 나를 지키고 발견하고 성장시키는데 집중한다. 그들은 한국인 특유의 끈끈한 인간관계에 피곤함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관계에서 오는 불필요한 부담은 NO. 열심히 배우고 확실히 즐기고 제대로 자랑하며 살뿐이다. 낀세대가 되어 위는 물론 이제 아랫사람 눈치까지 보느라 녹초가 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느 날 친구 부모님에 대해 물어봤을 때 의아스러워하던 아들의 눈길. 자주 드나드는 편의점 직원이 아는 체를 하면 다음부터 가지 않는 이유. 샌드위치 휴일이나 금요일에 휴가를 쓰는 일이 어색하지 않은 그들. 굳이 타인의 사생활에 관심도 없을뿐더러 나와 연관 없는 일들은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 대신 그러한 에너지를 자신의 삶을 채워나가고 회복하는데 활용한다.


그 예들은 멀리서 찾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다. 너무 가깝다고 여기는 내 아이들의 삶을 조금만 들여봐도 그렇다. 구태여 나와 상관없는 이들의 사생활이 궁금하지도 않을뿐더러 누군가 나에게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 또한 불편해한다. 자식의 나이 스무 살이 넘으면 그저 멀찌감치서 지켜만 보면 된다는 말을 실감한다. 내 방식대로 따라올 것을 종용하지도 지나친 관심을 보이지도 말라는 것이다. 내 기준의 잣대로 보면 늘 부족해 보이고 불안할 수 있지만 그들 나름대로 가치관이 이미 형성되어 있고 자기 방식대로 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명절에 내려온 아들에게 "연애는 안 해?"라고 묻자 "그런 거 물어보는 거 아닌데...."라고 답하던 표정이 문득 떠오른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자신만의 삶의 영역을 구축하는 그들의 사고방식이 이해불가 인날도 있지만 때론 부럽기도 한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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