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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숙 Sep 03. 2022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일 것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이런 질문에 진지하게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건 2년전 쯤, 건강에 적신호가 오면서부터이다. 그렇다고 그동안 나로 살지 않았던 걸까 묻는다면 정확히 모르겠다. 어떤 방식으로든 퇴근이후나 주말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들을 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별거 아닌 당연한 글귀에 나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놀라고 반기는 것일까. 이는 나로 살지 못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누구를 위해 살고 있는 것일까. 누군가는 부모의 대리만족, 어떤이는 나보다는 환상속의 누군가를 위해서?. 그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이 있지만 물리적 여건이 안되서일 수도 있고, 그런 환경에 너무 오랫동안 익숙해져 당연한 것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지도 있다. 하지만 사실 지금도 나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른다는것이 더 큰 문제인듯하다. 지인이 큰 병을 앓고 나서 비로소 내가 싫을 때 거절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공감한 기억이 있다. 늘 나를 위해 살기 보다는 남의 이목이나 입장을 배려하며 살았다는 것이다. 나 또한 항상 나보다 누군가의 이목을 먼저 의식하며 미리 자포자기하거나 마음의 소리를 못들은척 하며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최근에 낭독으로 만난 책 <아티스트 웨이>에서 작가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 법을 강조한다. 그 기본도구로 언급하는 것은 바로 <모닝페이지> <아티스트 데이트> <걷기> 세가지이다. 각각 다른 방법이지만 귀결점은 한 곳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고, 일주일에 한번은 나의 예술감성을 깨워줄 홀로 데이트를 기획하고, 사물의 소리와 내마음에 귀기울이며 걷는 것이다. 


바람의 소리와 결, 하늘 빛깔과 구름의 모양, 천천히 아침 산책을 즐기는 노부부의 미소, 계절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가로수의 사계. 내 주변의 소소한 일상들을 들여다보고 천천히 느껴 본적이 몇번이나 있었는지 헤아려보게 된다. 


이처럼 내가 나로 살기 위해 가장 절실한 일은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인듯 하다. 내 마음이 걷고 싶은 길은 과연 어떤 길인지, 무엇을 하고 있을 때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짓는지. 누군가 '잘 살고 있느냐'며 나의 안녕을 물었을 때 자신있는 목소리로 잘 살아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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