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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은숙 Aug 17. 2022

독서클럽의 장수 비결

함께 나누는 독서의 즐거움 

매월 1회씩 이뤄지는 직장 내 독서클럽 모임. 한 달 동안 읽은 공통 도서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이다. 주로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만나는 덕분에 일단 밥을 먹고 카페로 이동해 소소한 일상과 책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격식을 차려 주제나 순서를 정하는 일도 없다. 대화 내용을 보면 얼핏 보면 '먹방'이나 '여행'모임인가 싶은데 흘러 흘러 결국 귀결점은 읽은 그리고 읽었던 책으로 이어지고 인증숏까지 찍고 나면 그 시간이 따듯하게 마무리된다. 


 매월 읽는 책은 순번을 정해 결정한다. 그 방식의 장점은 평소 내 성향이라면 절대 선택하지 않을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은 책의 난도가 높거나 두꺼워 다 읽지 못하고 책꽂이로 직행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 그럼에도 결성 이후 6년째 이어오고 있는 비결은 일단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 가끔은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가벼운 산문이나 소설책도 읽고, 문학관을 비롯해 의미 있는 장소들을 물색해 당일치기 또는 1박 여행을 함께 떠난다는 것이다. 


이번 달 도서도 난이도 상이다. 400페이지에 이르는 것은 물론  평소 읽어보지 않은 외국 작가 책이고 내용 또한 쉽지 않다. 어떤 회원은 생각보다 잘 읽힌다 하고, 누구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세계사에는 문외한임을 새삼 알게 됐다고 말하며 좀 더 쉽게 읽는 비법을 묻기도 한다.


독후감을 쓰는 방식도 다양하다. 시크한 시선으로 냉철하게 책을 분석하듯이 쓰기도 하고, 일단 그 책 내용들을 수용하며 평소 느낌이나 생각들을 섞어 다정한 시선으로 마무리하기도 한다. 


조용한 곳에서 혼자 책을 읽는 시간도 좋지만 책을 함께 나누는 일은 독서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같은 책을 읽어도 어떤 이는 이런 내용이 좋았고, 누구는 저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한다. 무심코 지나쳤을 내용을 새롭게 알게 되는 반가운 순간이고, 사물이나 사람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이나 시선을 알게 되는 배움의 시간이 된다.


출근길, 읽을 짬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팀 마셜이 쓴 <깃발의 세계사>를 에코백에 챙겨 넣는다.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도 반쯤밖에 못 읽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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