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질 개선하려 자동차 홀짝제

델리 주정부, 디왈리 맞아 공기질 개선에 안간힘

by 유창엽

[2023년 11월 5일(일)]

델리 공기가 오늘도 나빴다. 일요일이지만 근무일인 오늘은 점심시간에 옆 건물에 다녀온 게 유일한 외출이었다. 옆 건물 1층의 물건 전시공간에는 디왈리 선물세트로 가득 찼다.

힌두교도가 매년 이맘때 즐기는 디왈리는 고대 달력에 카르티크(Kartik) 월의 15일에 쇤다고 한다. 올해는 11월 12일 일요일이 디왈리다.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 무지에 대한 지식의 승리, 절망에 대한 기쁨의 승리를 축하하는 날이라고 한다. 이날은 인도 공휴일이다. 하지만 올해는 일요일과 겹쳤다. 우리로 치면 추석 명절에 가깝다.

디왈리 선물세트로는 과자, 견과류, 견과류 케이크가 눈에 띄었다. 점심으로 탈리(난 1개, 짜파티 1개, 커리 3종 등으로 구성)를 주문해 먹었다. 380루피인데 각종 세금이 붙어 399루피를 지불했다. 공기질이 나빠서 그런지 식당 손님도 별로 없었다. 가족 단위 1팀과 8명 정도로 구성된 단체 손님 1팀이 다 였다.

야무나강 들판 모습 20250613_162444566.png 야무나강 둔치의 들판

신문에는 델리 상인들이 주변 하리아나와 우타르프라데시, 펀자브 주에서 매년 디왈리를 앞두고 델리에 와 쇼핑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번에는 공기가 나빠 3분의 1밖에 오지 않았다는 소식이 실렸다.

점심을 먹고서 귀가해 근무를 이어갔다. 다행히 지난 3일 밤 네팔에서 발생한 규모 6.4 강진에 따른 인명피해가 157명 사망에서 더 늘지 않았다. 조산대가 통과하는 네팔에서는 지진이 잦다고 한다.

인도에 특파원으로 와서 신경 쓰게 되는 게 지진이다. 열차사고 등도 자주 발생하지만 인명피해가 큰 대형 지진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은 주일(主日, 주님의 날)이지만 근무여서 미사참례를 못했다. 오후에 짬을 내 주엽성당 온라인 주일미사의 말씀전례만 참례했다.

[2023년 11월 6일(월)]

오후에 깜짝 놀랐다. 4시가 넘어 1층 로비에 가서 프론트에서 볼일을 보고서 7층 방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갑자기 거울 속에서 몸이 좌우로 흔들려 이석증 초기증세 같다고 겁에 질려 말했다. 이전에 이석증이 발생해 몇 달간 고생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기다려보자고 안심시켰다. 그런데 아내가 지진이 일어났는지 한번 알아봐달라고 했다. 구글 검색을 해보니 오후 4시 23분과 27분 어느 인도 방송이 지진이 발생했다는 1보를 올려놓은 것을 봤다. 아내는 그제서야 이석증 초기증세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델리의 아침해 20250613_162424640.png 델리의 아침해

나중에 네팔에서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내의 촉이 대단하다. 나는 지난번 임기(2011∼2014년) 때 파키스탄에서 규모 7.0이상의 강진이 발생해 그 진동이 뉴델리까지 느껴진 적이 있을 때 감지했다.

그때 방안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몸과 두뇌가 갑자기 이상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혼자 의아해하다가 밖으로 뛰쳐나갔다. 현지인들이 이미 많이 나와 있었다.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지진 때문이라고 했다.

이번 지진은 지난 3일 밤 네팔에서 일어난 규모 6.4의 강진에 이은 여진인 셈이다. 다행히 이번 지진으로 추가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 같다.

오후에는 델리 주정부가 긴급회의를 열어 디왈리 바로 다음날인 13일부터 20일까지 델리 공기질 개선을 위해 자동차 격일제(홀짝 운행)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사람들이 금지된 폭죽놀이를 디왈리 때 많이 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폭죽놀이는 인도 전역에서 한다. 그 여파로 공기가 며칠간 나빠질 것이니 자동차 운행이나마 제한해 공기질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홀짝제 시행 연장 여부는 그때 가서 검토하기로 했다.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델리 공기질 개선을 위해 인위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이런 조치로 많은 이들에게 불편함이 야기되고 어떤 이는 생업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모두가, 공동체가 살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가라앉는 배에서 모두 살아 남으려면 적재된 화물을 바다로 내던져야 한다. 공기 질이 세계에서 가장 나쁜 도시 중의 하나에서 산다는 사실을 체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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