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7일(목)]
물벼락이 내리친 거실의 내부공사가 시작됐다. 인부들이 내일 저녁까지 완료하겠다고 했다. 하루나 이틀 만에 끝난다는 세일즈 매니저의 말을 이행하라고 아침에 왓츠앱을 통해 그에게 이야기했기 때문인 것같다.
거실 소파와 식탁 등을 흰 천으로 덮고 컴퓨터 등이 세팅된 책상을 부엌 앞 복도로 이동시켰다. 공사 공간과 책상 공간을 천으로 분리했다. 석고판 절개 등에 따른 먼지가 책상 공간에까지 날아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위안용으로 삼았다. 공사는 오후 10시까지 이어졌다.
한 켠에서는 인도인 대여섯 명이 작업하고 또 한 켠에선 기사를 작성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다른 소규모 방으로 이동해 작업하라고 세일즈 매니저가 권유했지만 나로선 내키지 않았다. 부엌에 있는 그릇 등 모든 가재도구가 있는데 다른 방으로 이동하고 싶지 않았다.
아침 식사때 일본인 장기투숙자 다카하시에게 내가 처한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자기 방도 천장에서 물이 새곤 한다고 했다. 건물이 낡아 그렇다고 위로조로 말했다. 이 호텔 방들에서 시설물 관련 사고가 심심찮게 일어난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좀더 나은 호텔로 가기에는 여러 애로사항이 뒤따른다.
세일즈 매니저는 내게 점심과 저녁 식사까지 호텔 레스토랑에서 해결하라고 했다.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점심은 오후 1시30분께 버터 치킨과 난으로 해결했다. 저녁 식사는 사실상 건너뛰려는데, 오후 9시30분께 레스토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베지 샌드위치를 주문했더니 10여분 만에 배달됐다.
목과 눈이 좀 칼칼한 느낌도 들었다. 하지만 어떤 점에선 인도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목도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이 친구들은 석고판을 자를 때 먼지가 발생하는데도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위생 개념이 '제로'인 셈이다. 물론 모든 인도 노동자들이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2023년 12월 8일(금)]
이틀 만에 거실 천장 공사가 끝났다. 호텔 종업원들이 이날 오전 천장에 재부착한 에어컨 투입구를 목재와 보드로 덮고 오후에 칠 작업을 했다. 그후 장롱과 소파 등을 원위치했다.
그러고 나니 오후 5시경이었다. 세일즈 매니저가 작업이 끝난 후 전화로 상황을 점검했다. 나는 ‘고맙다’는 말은 절제했다. 호텔 시설에 문제가 발생해 내가 피해를 봤기 때문이다.
오후 6시 넘어 레스토랑에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무료 제공이라고 했다. 어제 점심과 저녁에 이어 오늘 점심과 저녁도 호텔 측이 배려해준 것이다.
외출 계획도 세웠지만 집안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 공사중이라는 생각에 접었다. 종일 마스크를 쓰고 기사를 썼다. 어제는 작업중인 호텔 종업원들에게 먼지 방지용으로 마스크를 하나씩 나눠줬다. 이들은 그 마스크를 이틀째 쓰고 일했다.
어떤 이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기에 ‘마스크를 하나 줄까’라고 했더니 상의 호주머니에서 어제 받은 마스크를 꺼내 착용했다. 마스크 지급은 사실 세일즈 매니저가 알아서 인부들에게 지급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런 의식이나 의도가 보이지 않았다.
어제와 오늘 호텔 종업원들의 작업 속에 나는 내 일을 했다. 이런 경험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긍정했다. 호텔 종업원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육체 노동자들의 작업이란 어디서인들 크게 다를 리도 없지만. 이들은 중간에 티타임으로 30분 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