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3일(토)]
근무하는 토요일이다. 인도 남부 타밀나두에서 최근에 내린 폭우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31명으로 늘어났다는 것과 수감중인 임란 칸 전 파키스탄 총리가 내년 2월 총선 출마를 위해 후보등록 서류를 당국에 제출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송고했다.
점심 시간에는 잠시 9층 당구장에서 아들과 함께 당구를 쳤다. 세 판 모두 졌다.
오후에도 근무는 이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내달 인도 공화국의날(1월26일)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한다는 기사를 송고했다. 일을 끝낸 즈음에 본사 데스크가 카톡으로 기사를 보내왔다.
살펴보니 인도양 부속해 아라비아해에서 이스라엘 상선이 드론 공격을 당했다. 불이 났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란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항행하는 상선을 잇달아 공격하는 상황에서 일어났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로 향하는 상선을 공격한다고 했다.
이 일로 전세계 경제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홍해라는 지름길 해상무역로를 통하지 못하고 우회하는 바람에 상선들의 항행 기간과 비용도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벌이는 이스라엘을 압박해 전쟁을 끝내거나 휴전하도록 강요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편에 서서 머뭇거리는 모양새다.
일을 마치고서 오랜 만에 아내, 아들과 함께 DLF 노이다몰에 갔다. 음식점 '칠리스'에서 점저를 먹은 뒤 약국과 식료품점 등을 들렀다.
14억명 인구의 80% 이상이 힌두교도인 인도임에도 나름 성탄절 분위기가 났다. 토요일 저녁이라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칠리스에선 만원이어서 입구에서 잠시 대기해야 했다.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전쟁으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데도 다른 지역에서는 이렇듯 평화를 누린다. 인류 역사가 원래 전쟁의 역사이라고 하지만, 전쟁과 각종 분쟁이 하루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12월 24일(일)]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기온이 높아서인지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았다. 낮에는 최고 20도까지 올랐다. 오전에는 아들과 9층 당구장에서 당구를 치고 나서 주변 공원을 같이 걸었다. 바깥 공기가 나빠 마스크를 착용했다. 걸으면서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간단하게 설명해줬다.
그러고는 호텔 옆 건물에 입주한 KFC 등 가게들을 안내해줬다. KFC에 들러 점심 거리로 두 아이템을 구입했다. 가게 안에 설치된 자동주문 및 결제기를 통해 구입했더니 내 휴대전화로 주문한 것을 7분안에 주겠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아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여줬더니 "(인도도) 많이 발전했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아들이 인도를 찾은 것은 2011년부터 3년간 아빠 일로 뉴델리에 나와 국제학교에 다닌 후 처음이다. 10대에 3년간 살다가 약 10년만에 뉴델리를 다시 찾은 것이다.
오후에도 독서를 하다가 또 당구를 쳤다. 오전에 이어 또 100루피 내기 당구를 쳤다. 오전에는 3판 양승제로 해서 내가 이겼지만 오후에는 5판3승제로 했다가 내가 졌다.
저녁에 한인성당에 갈 계획을 접었다. 아내와 아들이 시차적응이 덜 된 탓인지 피곤하다고 해서다. 대신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 주엽동 성당에서 생중계하는 성탄전야 미사에 참례했다.
일산은 내가 1999년 부산에서 올라온 뒤 줄곧 근거지로 삼고 살아온 지역이다. 애들(아들 2명)에게는 일산이 고향인 셈이다. 애들은 내가 특파원으로 나가 있던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뉴델리에서 공부한 5년을 제외한 기간에 줄곧 일산에서 학교를 다녔다.
주엽성당 미사를 참례하는 동안 내가 아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으나 아내가 아는 사람은 한 두명 보였다.
신부님은 강론에서 800년 전부터 예수님이 이 땅에 온 첫 모습을 재연하려고 구유에 있는 아이 예수를 만들어 성탄 전야에 신자들이 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구유 속 아이 예수는 장난감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려 온 하느님이시다. 세상 사람들은 구원자 예수님이 으리으리한 모습으로 올 것으로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지극히 평범한 모습으로 세상에 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