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냄새에 이끌리다
음악소리와 빵 굽는 냄새에 가는 길을 멈췄다. 이른 아침 6시 45분. 창문 안을 들여다보았다. 아직 아무도 없다. CLOSED란 표시가 있다. 그런데 음악소리는 들린다. 여전히 빵 굽는 냄새도 풍긴다. 바깥에 쓰인 안내를 보니 7시에 서빙이 되는가 보다. 호기심이 생겨 동네를 좀 더 걷다 다시 와보기로 한다.
7시 10분즘 왔는데 CLOSED란 표시는 그대로다. 그냥 갈까 하다 여전한 호기심에 문을 밀고 들어가본다. 의외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이 최소 3명은 되는 것 같다. 한창 분주하게 빵을 굽고 있다. 그중 한 사람이 주문을 받으러 다가왔다. 반쪽자리 치즈 바나나 샌드위치를 시켰다. 아이스라테와 함께. 어느새 표시도 OPEN으로 바뀌었다.
활기찬 음악을 들으며 이른 아침에 간단한 요기를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9시, 10시도 아니다. 7시다. 그것도 일요일 아침. 대체 누구를 겨냥해서 이른 시간에 문을 여는 것일까. 여기와 있는 시간 동안 나 말고도 네 팀이 더 오고 갔다. 수요는 있구나. 하긴, 몰라서 그렇지 잘 알려지면 한 번씩 와보지 않을까. 주린배를 채우기 위해 편의점만 찾을 수 없지 않은가.
보통의 식당들은 점심부터 치열하게 경쟁한다. 그리고 저녁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나름대로의 솜씨를 가지고 자신만의 빵을 굽는 이런 곳은 이른 시간부터 준비하는 것이 맞아 보인다. 그래야 신선하게 갓 구운 빵으로 아침을 맞이하겠지. 누구나 같은 방식과 방향으로 경쟁하면 가장 빠른 사람과 체력이 뛰어난 이가 이기기 마련이다. 그러나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방식과 방향으로 가는 것도 좋은 전략인 것 같다. 수요만 있다면 말이다.
2025. 4. 13. 광안리 어느 빵가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