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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1을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MSC는?

영화에 나온 소소한 이야기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출연한 최근 영화 F1을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경주용 차에 자주 등장하는 MSC를 보았을 것이다. 뜨거운 햇살을 상징하는 로고와 MSC. 도대체 그게 무엇이란 말인가. 아마 우리나라나 아시아에선 생소할 수 있다. 유럽이나 북미에서는 크루즈선사로 잘 알려져 있는데 반해.


그럼 MSC에 대해 알아본다.


MSC(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 S.A.)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해운회사이다. 바다도 없고 알프스 산으로 유명한 스위스에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해운회사가 있다니 재미있다. 회사의 시초는 1970년 이탈리아 출신 항해사 잔루이지 아폰테(Gianluigi Aponte)가 나폴리에서 설립한 회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본사를 스위스로 이전한 때는 1978년인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해운 및 물류 분야의 기업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2022년 이전까지 덴마크의 머스크(Maersk)가 선복량(컨테이너 박스를 실을 수 있는 량)으로 최고였으나, MSC가 600만 TEU를 보유함으로써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이 정도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하려면 전 세계 선복량의 20%를 점하고 있다면 짐작이 갈 것이다. 참고로 우리나라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은 100만 TEU로 세계 3~4%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사실, 컨테이너 선박은 우리에게 멀게 느껴진다. 공감하기 어려운 분야이다. 비행기는 익숙하지만, 배 여행은 생소한 이유이다. 그러나 MSC는 앞서 말했듯이 크루즈선으로 유럽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MSC는 1988년 크루즈선 사업 진출하여, 1995년에 MSC 크루즈 설립하고 지금까지 영업하고 있다. 현재, 23척의 크루즈 선박을 운영 중인데, 1 척당 2천 명에서 6천 명까지 한 번에 생활할 수 있다. 한국 부산과 제주에 기항하는 크루즈 선으로는 MSC Bellissima호가 있는데 일본 요코하마, 사세보 등에 들리고 있다.



MSC는 설립자인 아폰테와 그의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선박을 확보하는데 막대한 자금(척당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것을 고려하면 비상장으로 운영되는 것이 독특하다. 설립자의 출신국가와 바다도 없는 스위스 제네바로의 본사 이전을 생각했을 때 마피아 자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확인되지 아니한 소문이 있다. 심지어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할 때에도 재무제표를 공개하지 않고 다만, 직접 본사에 가서 눈으로만 확인가능하다는 말도 있을 정도이다.



한때 HMM이 공동운항을 한 적도 있고, 우리나라 3대 조선소에 수십 척 선박을 발주한 만큼 한국해양산업과 연관이 많은 기업이다. 이탈리아의 항해사였던 아폰테가 회사를 설립한 지 50여 년 만에 세계최고의 선사를 만든 것에 경의를 표할 일이다. 해운산업의 특성상 가족기업을 유지하는 그리스인들처럼, 바깥으로 공개하기를 꺼리는 이 회사가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영화 F1에 적나라하게 광고를 한 것이 새삼스러워 글을 남겨본다.


2025.7.26. 영화 F1 더무비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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