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들도 언젠간 짝이 필요할 것이야

by 걷는사람

테니스는 반드시 짝이 있어야 하는 운동이다. 수년 동안 레슨을 하는 동안에도 짝이 없어서 게임을 못하니 실력이 늘 수 없었다. 구력 몇 년이라고 도저히 말할 수가 없었다. 주기적으로 매일 버스를 탄다고 해서 내가 운전을 잘할리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 몇년간 나는 남이 몰아주는 버스를 열심히 탔을 뿐이다. 이제 짝을 찾고 게임을 하면서 빈틈을 노린다. 누군가는 짝이 갑자기 펑크 나거나 아플 수 있다. 그때 들어가려면 나는 항상 대기상태를 유지해야한다


남녀혼복을 할때 보통 남자들은 같은 구력이라도 여자들보다 훨씬 잘한다. 가끔 궁금했다. 같은 남자들이랑 치면 더 재밌고 승부욕도 나고 할텐데…왜 자기들보다 좀 떨어지는 여자들과 혼복을 할까? 어제 본 남자분이 이렇게 얘기해줬다.


“저도 동네 아저씨들이랑 클럽 테니스 한지 10년도 훌쩍 넘었어요. 30여명이 넘고 엄청 잘해요. 근데 남자들이랑만 계속 치면 승부욕이 좀 넘치고 플레이도 잘하긴 하는데 오히려 단순하다고나 할까? 오히려 여자분들과 같이 남2,여2 혼복을 하면 템포가 좀 내려가면서 적당히 강약 조절을 할 수 있어요. 너무 무리도 하지 않구요. 특히 나이가 들면 부상 우려가 큰데 남자들끼리만 하면 승부욕이 오르고 세게 치려다보면 다치기 쉽거든요.” 그래서 클럽도 계속 하지만 일부터 혼복 게임을 만들어 운동을 한다고 한다.


맞다. 테니스엔 이런 남녀혼복의 수요가 분명히 있다. 같이 하는 운동 중 남녀 혼복의 장점이 커서 여자를 반드시 찾게되는 운동도 많지 않다. 탁구는 혼복이 있긴하지만 남녀의 힘의 차이가 큰영향을 미치지 않고, 배구는 혼복은 없다. 남녀 혼복으로 경기를 주로 하는 것도 테니스의 장점 같다.


게다가 테니스는 힘으로만 이길 수 있는 운동도 아니다. 방향, 전략 전술, 힘의 강약 조절, 정확성, 팀웤이 모두 중요하다. 특히 남자들이 강서브로 내리꽂는 경우가 많은데 대개 꼭 네트에 걸린다. 나의 파트너가 서브실수를 해도 내가 안정적으로 서브를 넣어서 지키는 게임도 많다. 마찬가지로 내가 잘 못 끊어낸 볼은 파트너가 강한 발리로 막아준다. 2명이 팀으로 하는 혼복에서는 힘과 안정성 간에 균형이 중요하다.


그래... 니들도 언젠가는 짝이 필요하지 않겠냐... 나는 그때를 대비해 운동한다. 시니어 테니스 혼복 전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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