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명상 가이드 북 <나는 명상하는 사람입니다> Q & A 4
제게 명상은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는 내면으로의 여행 같은 것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내 삶의 주체인 ‘마음, 그 중에서도 우리의 순수한 본래 마음을 들여다보고, 경험하고, 그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의 모든 과정'을 명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명상은 눈 감고 앉아있는 어떤 특정한 자세나 의식활동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먹고, 자고, 일하고, 공부하고, 사랑하는 삶의 전 과정을 통해 지속되는 어떤 삶의 방식 같은 거죠. 그래서 명상은 순수한 우리의 본래 마음을 찾고, 가꾸어가는 수행의 방법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 마음 상태로 하는 모든 행위도 명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순수한 본래 마음을 회복하기 위하여 눈 감고 고요히 앉아있는 것도 명상이고, 그 순수하고 온전한 우리의 본래 마음을 잃지 않으면서 밥을 먹으면 먹기 명상, 길을 걸으면 걷기 명상, 청소를 하면 청소 명상, 누군가를 만나서 대화를 하면 대화 명상, 운전을 하면 운전 명상 이런 식으로 무한하게 확대될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고요히 눈 감고 앉아서 방석 위에서 하는 명상이 중심이 되지만, 어느 정도 명상에 대한 경험이 쌓이고 순수한 본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게 되면 일상 생활 자체가 명상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그 마음을 쓸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기기 때문이죠. 우리가 명상을 자주 하면서 우리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일상적인 생각과 감정 너머에 더 깊은 차원의 순수한 우리의 본래 마음이 보입니다. 이 마음은 텅 빈 허공과 같아서 아무리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거나 어두워지지 않죠. 구름 너무 우뚯 솟아있는 에베레스트 산처럼 생각이나 감정의 동요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의 마음을 경험하게 되는 거죠.
그 순수한 우리의 본래 마음을 경험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정신을 차리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멍하게 있거나, 실수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평소에 하지 않던 이상한 행동을 할 때 주위에서 누군가가 “정신차려” 하면 그 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리면 누구든지 제 정신이 들죠.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 말처럼 우리가 정신만 차리면 우리의 본래 마음으로 즉각 돌아갈 수가 있습니다. 제대로 정신을 차리는 거죠. 그래서 제일 쉬운 명상법은 정신을 번쩍 차리는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정신을 제대로 차리고 있는 순간은 명상을 하고 있는 순간이라고 볼 수가 있는 거죠. 그래서 명상수행에서 많이 언급되는 '알아차림' '마음챙김' 등이 같은 맥락이라보 보면 됩니다.
하지만 우리는 쉽게 정신을 뺏깁니다. 조금만 중요한 일이 있어도, 조금만 욕심나는 일이 있어도, 조금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도, 조금만 낯선 환경에 처해도, 조금만 힘들어도, 조금만 아파도, 조금만 손해를 봐도, 조금만 불편해도, 조금만 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우리는 쉽게 정신을 뺏기죠. 우리는 얼마나 쉽게 흔들리는지 모릅니다. 오만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화가 나거나 짜증을 내고 불안해하거나 걱정을 하죠. 우리의 순수한 본래 마음을 금방 잊어버리고 흔들리고 요란해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쉽게 끌리고 흔들리고 어두워지는 비, 구름, 바람 같은 우리의 표층의 마음을 넘어 깊은 곳에서 텅 빈 하늘처럼 언제나 맑고 순수하고 빛나는 우리의 본래 마음을 회복하는 일련의 정신활동 모두를 명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