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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하나를 주면 하나를 가져간다

하나를 가져가면 반드시 하나를 놓고 간다.

by 은종

나에게 꼭 맞는 삶이 주어져 있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삶이 주어지는 거다.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서 그렇다. 자기 인생을 스스로 택해서 온 사람이라야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태어났고 살고 있다.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내 삶은 내 것이 아니다.


삶이 우리를 낳았고, 데려갈 것이기 때문에. 삶은 우리 삶을 끝내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길을 열어주고 보살피고 있다. 내 작은 견해로 공짜를 바라거나 노력없이 더 많은 것을 얻고자 하고, 남의 것과 비교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행복조차 누리지 못한다.


삶은 하나를 주면 하나를 가져간다. 다 주지는 않는다. 세상 모두를 사랑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다. 세상에 다 가진 것 같아 보이는 사람도 그 속을 들여다 보면 뭔가 빈 것이 있다.


그게 삶이 흘러가는 방식이다. 겉으로 보고 시기하거나 부러워하는 건 전모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삶은 하나를 가져가면 다시 하나를 준다. 우리 삶에 전환점이 필요할때마다 삶은 예고도 없이 하나를 가지고 가 버린다. 건강이나 직장, 안정된 일상을 흔들면서 하나를 가져간다. 잃어버릴 땐 아프다. 누구나 아프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면 반드시 다른 것도 주고 가져갔다. 잃어버린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면 발견하지 못할 업그레이드 된 뭔가를 놓고 간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 욕심이다. 그 욕심때문에 자꾸 불안하고 화가난다.


믿음을 갖고 내 눈 앞에 펼쳐진 삶에 온전히 마음을 열고 현존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늘 뭔가가 부족해서 불만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도를 다녀오면서 나를 많이 보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느껴지기 시작한다.


평범 속에 도가 있다. 마음을 열면 보이는 진리가 평범한 일상에 산재해 있다.


#은종작가 #의식의흐름 #평범속에도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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