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명상하기 딱 좋은 나만의 장소

_ 옷장 위에서 명상하는 건 어떨까요?

by 은종




— 명상하기 딱 좋은 나만의 장소


명상 선생님께서 집에서 혼자 명상해 보라고 하셨어요.

그러려면 먼저 나만의 장소를 찾아보라고요.


그런데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가족이 함께 사니까

조용한 공간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아무래도 제 방이 제일 나을 것 같았는데

우리 강아지 실버가 문제였어요.


제가 혼자 있으면

실버가 꼭 들어오거든요.

옆에 앉거나 다리에 올라오거나,

가만두질 않아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딱 한 곳이 눈에 띄었어요.


바로, 옷장 위.


강아지가 못 올라오니까

방해받지 않고 명상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올라가서 해봤어요.

이불을 깔고 앉았는데 나쁘지 않았어요.

높으니까 왠지 정신도 더 차려지는 느낌이었고요.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어요.


“선생님, 명상하기 딱 좋은 장소를 발견했어요.”

“어디야?”

“제 옷장 위요.”


사진을 보내드렸더니

떨어지면 어떡하냐고 조금 걱정하셨어요.

이불은 미끄러질 수 있으니까 깔지 말라고도 하셨고요.


저도 다시 생각해 보니

조금 위험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며칠 후

다른 장소를 찾았어요.


이번엔 책상 위였어요.

책을 치우면 앉을 공간이 충분했고,

강아지도 못 올라오고,

위험하지도 않았어요.


그렇게 제 명상 장소는

옷장 위에서 책상 위로,

그리고 나중에는 침대 위로 옮겨갔어요.


어디에서 하든 방법은 같아요.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등을 곧게 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힘을 하나씩 빼요.


머리, 얼굴, 목, 어깨, 팔, 허리.

온몸을 스캔하듯이 긴장을 풀어요.


생각도 내려놓아요.

뭔가를 움켜쥐고 있다가

툭 놓는다는 느낌으로.


혀끝을 입천장에 대고,

턱을 살짝 당기고,

눈을 감아요.


그리고 숨을 쉬어요.


들이쉬고, 내쉬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면

그냥 그렇게 앉아 있으면 돼요.


명상은 특별한 장소가 필요한 게 아니라

앉을 수 있는 자리 하나면 충분하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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