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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종 Mar 27. 2022

명상할 때 앉는 자세

앉아서 명상을 할 때의 자세는 온몸의 긴장을 빼고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힘만 남긴 채 최대한 편안하게 앉는 것이 중요합니다. '몸은 마음의 가장 거친 형태이고, 마음은 몸의 가장 미세한 형태'라는 말이 있듯이 몸과 마음은 하나입니다. 몸을 편안하게 할 때 마음도 편안해지고 편안한 몸과 마음은 깊은 명상 상태에 몰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줍니다. 


편안한 자세에서 중요한 것은 등을 너무 과도하게 젖히거나 앞으로 구부러지지 않게 해서 호흡이 드나들 때 방해롭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등이 앞으로 굽어져서 상체가 앞으로 쏠리면 숨을 쉴 때 공기가 자연스럽게 들고 나지 못합니다. 허리를 곧게 하고 상체가 위로 약간 들어 올려지는 느낌으로 바르게 앉으면 도움이 됩니다. 자세를 보면 그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신의 힘을 완전히 이완시키지만, 해이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적절하게 힘의 균형을 맞춰서 앉습니다. 


다리는 양 무릎이 평평하게 바닥에 닿을 수 있도록 앉습니다. 인요가에서 '달인의 자세' 또는 '완벽한 자세'라고 하는 이 자세는 발을 바닥에 교차시켜 양 무릎이 바닥에 평평하게 둡니다. 가부좌 또는 반가부좌도 괜찮습니다. 그 상태에서 허리를 곧게 하고, 혀 끝을 앞니의 뒤편에 갖다 대고 윗 니를 아랫니에 살짝 얹어놓는다는 느낌으로 입을 살짝 다뭅니다.  눈은 시선을 정면으로 던지듯 바닥을 바라보며 반쯤 뜹니다. 어깨는 날갯짓하듯 뒤로 살짝 젖히듯 가슴을 열어주고, 양손은 무릎에 얹거나 단전 앞에 포개어 놓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턱은 들어 올리지 말고 몸 쪽으로 조금 당겨서 호흡의 흐름이 원활한 지점을 찾습니다. 명상을 잘하게 되면 우리 몸의 기혈순환이 순조롭게 되는데 턱을 너무 들거나 숙이면 방해로울 수가 있습니다. 턱의 위치 조절을 잘해서 기혈순환이 잘 되는 지점을 스스로 찾아나가기 바랍니다. 


물론 눈을 감아도 되고, 다리가 아프면 잠시 자세를 바꾸어도 되고, 팔도 편한 자세로 앉으면 됩니다. 자세에 신경 쓰느라 힘을 주지 않도록 합니다. 이 모든 자세는 기본입니다. 운전을 배울 때 연습장에서 S자, T자 코스를 연습하듯이 기본을 익히기 위한 자세입니다. 하다 보면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찾게 됩니다. 그리고 명상은 마음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너무 자세의 격식 때문에 마음 뺏기지 않도록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앉을 때 둔부로 앉지 말고 엉덩이 뼈 그러니까 좌골이 바닥에 닿도록 앉도록 합니다. 좌골이 땅에 닿으면 자세 잡기가 훨씬 용이합니다. 참고로 쉽게 좌골이 땅에 닿도록 앉으려면 앉은 자세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주면서 앞으로 숙였다가 천천히 일어나면서 앉으면 잘 앉아집니다. 


자세가 중요하기도 하지만 자세에 너무 연연할 필요도 없습니다. 호흡이 들고 나는데 방해롭지 않게 등을 세우고, 의식이 해이해지지 않게 바르게 편안하게 앉으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자세는 몸이 편안해서 마음이 자세에 빼앗기지 않도록 몸이 잊히는 자세가 아닌가 합니다. 몸이 잊히기 시작해야 좀 더 자세히 마음과 생각의 움직임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어느 정도 격식을 갖추고 단련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점차 몸에 힘을 빼면서도 바르게 앉는 법이 익숙해지면 몸이 잊히는 상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몸이 잊히는 상태를 경험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그 상태를 경험하기 시작하면 좀 더 마음의 움직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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