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산란함에서 고요함으로

앉아서 명상을 하다 보면 서서히 심경의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명상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처음에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호흡을 깊고 고르게 하고, 잡념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등 마음을 써야 할 요소들이 많습니다. 그러다가 점점 자세가 편안해지고 호흡도 편안해지면 서서히 마음의 움직임을 알아차릴 수 있게 됩니다. 

몸과 마음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호흡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면서 차차 몸과 마음을 잊을 수 있게 되면 마음이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그렇게 마음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스스로의 잡념이나 생각 많음에 놀랍기도 합니다. 없어야 할 잡념이 너무 많다 생각하니, 성가시기도 하고, 실망도 되고, 마음이 더 산란하고 불편해지기도 하죠. 

명상은 일어나는 생각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일어나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고 다만 마음을 '지금 이 순간에 실제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 모든 경계'를 조작 없이 기대 없이 알아차리기 시작하면 마음은 점차 고요해지기 시작합니다. 

마음에 실제로 일어나고 존재하는 것들에 보다 집중이 되면서 마음이 고요해지는 거죠. 그렇게 고요의 맛을 느끼기 시작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명상을 하고 싶어 집니다. 그렇게 한참을 고요에 익숙해지고 고요의 평온을 느끼는 것이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하지만, 거기가 끝이 아니죠. 

고요함을 배경으로 알아차림을 개발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도 고요의 맛을 충분히 느끼는 것도 소중한 경험이 되죠. 명상이나 좌선이 깊어져서 고요함에 머물 수 있다면  그 기쁨을 충분히 느끼는 것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그 고요함의 맛은 보셨죠? 고요함은 명상이 주는 기쁨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