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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댓글 폐지, 악플러를 방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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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은 연예계에 연이은 비보 소식이 전해지며 충격과 침통함에 빠졌었죠. 배우 전미선, 가수 설리, 구하라에 이어 배우 차인하까지 안타까운 별들이 차례로 우리의 곁을 떠났습니다. 대중과 함께 호흡했던 연예인들의 예상치 못한 세상과의 이별에 추모 물결이 이어지며, 연예계에 만연한 '악성 댓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졌어요.


특히 故 설리와 故 구하라는 생전 악플로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자유분방한 패션과 행동으로 곧잘 논란의 주인공이 됐던 고 설리에게 악플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죠. 설리는 한때 악성 댓글과 루머로 인해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했을 만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바 있었습니다.



연예 기사 댓글 폐지로...

네이버 연예뉴스의 댓글 서비스 폐지 공지. / 스마트폰 화면 캡처


악플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2020년 3월 네이버가 ‘인물 연관검색어’와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인물 연관 검색어 서비스는 포털사이트에서 특정 인물 관련 검색어를 찾았을 때 그 검색어를 찾은 사람들이 함께 찾았던 검색어를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은 루머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있는 키워드가 노출되는 부작용을 가져오기도 했고, 이에 네이버는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연예 뉴스 댓글 서비스도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연예 뉴스 하단에 있던 댓글 창에는 ‘언론사가 연예 섹션으로 분류한 기사는 연예 서비스에서 댓글을 제공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게재돼 있습니다. 네이버 측은 “인터넷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예인 개인의 인격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저희 역시 연예인의 인격권 침해 문제에 대해 책임을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어요.


한편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일찌감치 포털사이트 다음의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하고, 같은 해 12월 인물 연관 검색어 서비스도 종료했어요. 그리고 ‘실시간 이슈’ 검색어도 완전히 폐지했죠.


* 2020.03.05, 네이버, 오늘 인물 연관검색어·연예뉴스댓글 폐지, 서울경제





연예계 뿐만 아니라, 스포츠계도 흔든 악플러

스포츠 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최근 여자프로배구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고유민(25) 선수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죠. 故 고유민 선수에 대한 사인에 대해서는 스태프와의 관계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지만, 배구팬들은 그 배경에 갑작스런 포지션 전환 후 겪은 부진, 그로 인한 악플 세례가 그를 괴롭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프로배구가 악플과 전쟁을 선언했어요. 한국배구연맹(KOVO)은 4일 최근 故 고유민 선수의 비보와 관련해 재발 방지와 선수 인권 보호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KOVO는 지난 3일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에 스포츠 기사 댓글 기능 개선을 요청했어요. 선수를 응원하고 아끼는 많은 팬이 있지만 일부 소수 악성 댓글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선수의 정서적인 고통을 방지하기 위한 댓글 기능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습니다. 배구계 뿐 아니라 체육계도 유사한 대응에 나섰어요. 야구계는 최근 악성 댓글에 시달린 오지환과 김현수(이상 LG), 양의지(NC) 등이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 2020.08.04, 배구연맹, 배구선수 인권 보호 나선다, 노컷뉴



네이버 스포츠뉴스의 댓글 서비스 폐지공지. /  화면 캡처


이에 네이버가 연예 뉴스 댓글을 폐지에 이어 스포츠 뉴스 댓글도 잠정 폐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네이버는 7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명예를 훼손하고 비하하는 댓글로 인해 상처받는 선수들의 고통이 간과할 수준을 넘고 있다며 스포츠 뉴스 댓글을 잠정 폐지한다고 공지했어요.

회사 측은 이달 중 스포츠뉴스의 댓글을 우선 중단하고, 그 외 동영상 등 영역 별 별도의 조치를 준비해 추후 공지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스포츠 외에 다양한 영상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생산하는 네이버TV에도 AI클린봇2.0을 도입하고 채널 운영자에게는 댓글 영역 ON/OFF 설정 권한을 부여하려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네이버는 현재 스포츠 서비스에서 자주 발견되는 댓글의 유형을 면밀히 분석해, 악성 댓글은 노출을 자동 제어하는 기술을 추가 개발 중"이라며 "댓글이 중단되는 동안 이를 고도화하고, 그 실효성이 담보되면 댓글 중단 해지에 대한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2020.08.07, 네이버, 스포츠 뉴스 댓글도 잠정 중단..."선수 고통 심각", 서울이코노미뉴




'댓글 폐지'에 대한 소비자 반응은?


스포츠뉴스 댓글까지 폐지되면서 이제 댓글창은 ‘종말의 시대’를 맞이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서비스 폐지보다는 사용자의 인식 개선 노력과 법적 처벌 등의 다양한 조치가 어우러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요. 댓글 폐지에 대해 보다 정확한 소비자 여론 반응 살펴 보기 위해, 미디어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위고몬'으로 연예 기사 댓글이 폐지된 2020년 3월부터 스포츠 기사 댓글이 폐지된 현재까지 [댓글 폐지]에 대한 키워드의 네이버 뉴스의 댓글을 수집했습니다.


출처: 미디어 빅데이터 모니터링 & 분석 플랫폼 <위고몬(WIGOMON>


총 13,871건의 댓글이 수집되었고, 어휘를 살펴보면 악성 댓글에 대한 피해를 언급한 키워드[연예인, 스포츠, 연예, 자살, 문제, 선수, 상처, 비난] 가 보이네요. 또한 [실명, 처벌, 폐지, 범죄] 등 악플 방지 방안으로 '댓글 실명제'에 대한 언급도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댓글 실명제를 반대하는 [자유, 관심, 표현, 여론] 등의 키워드도 보이죠.


출처: 미디어 빅데이터 모니터링 & 분석 플랫폼 <위고몬(WIGOMON>


의미 네트워크로 살펴보면 좀 더 명확히 여론 추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준실명제에 관한 찬반양론이 대립합니다. 긍정측은 인터넷 준실명제가 악플로 인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주장, 사이버 폭력 범죄 수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주를 이뤘습니다. 반대로 부정측은 인터넷 준실명제가 이미 실명으로 악플을 달고 있는 SNS을 사례를 빌며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부작용이 있다는 주장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찬반양론이 보여주듯, 악성댓글로 극단적 선택을 한 연예인 설리의 이름을 딴 ‘설리법’(악플방지법)은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줄줄이 폐기되고 있습니다.


악성댓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던 몇몇 연예인의 극단적 선택 이후 댓글 문화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는 ‘악성댓글’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포털사이트에서는 연예 기사 댓글창 폐지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악성댓글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으로 무대를 옮겨 극성을 부리고 있어요. 연예인뿐 아니라 일반 개인을 향한 악성댓글까지 쏟아지며 매년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발생 건수는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악성 댓글에 대한 해결책은?


첫째, 정보윤리 강화라는 초등·중등·대학·시민 교육적 접근

둘째, 포털뉴스 사업자를 비롯한 인터넷 사업자들의 기술적 대응

셋째, 네티즌과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신고 기능 강화

넷째, 정부의 공적 자원(인공지능 활용 악플 차단 프로그램 개발 등)의 투입

다섯째, 포털 및 인터넷 사업자들의 악플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한 데이터 공개와 가이드라인 제정

* 2020.08.11, 포털뉴스 댓글 없애면 악플은 사라지나?, 미디어스 - 송경재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악플 문제는 단기전보다 장기전 성격이 강합니다. 포털뉴스나 인터넷에서 악플이 문제가 아니라 결국 이용자들의 성숙한 미디어 리터러시 또는 사이버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방향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제라도 단기 처방과 함께 장기 처방에 대한 정책적인 고민을 본격화해야 합니다.

* 리터러시: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기업들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게임개발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포털 등 국내 IT 관련 기업들은 최근 악성 코멘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자적인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죠. 물론, 인공지능 기술로 신조어, 논조 등 악플의 형태를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는 기술까지 도달하려면 많은 발전이 필요할 것입니다. 차근차근 이끌어가는 변화의 결과는 아직 '현재 진행 중'이지만, 인터넷 생태계에서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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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몬 홈페이지 : www.wigomon.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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