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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항의를 권한 이유

Havas Worldwide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 중 구매력이 가장 큰 밀레니얼 세대의 73%는 기업이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상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총 소비자의 57%는 사회적 신념에 맞지 않는 브랜드를 보이콧할 의사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많은 마케터들과 PR 전문가들이 단순히 제품 판매를 위한 활동보다는 브랜드 가치 향상을 목적으로 한 브랜드 액티비즘에 관심을 갖고 있다. ‘브랜드 액티비즘’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브랜드 가치와 인식을 바꾼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 #THIRDSALUTE 퓨마, 흑인 인권운동가를 지지하다.           


출처 : about.puma.com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남자 육상 200m에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시상식이 열렸다. 바로 미국 육상 선수 1위 토미 스미스(Tommie Smith)와 3위 존 카를로스(John Carlos)가 미국의 성조기를 바라보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검은색 장갑을 낀 손을 든 채 시상에 임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1960년대 미국 사회에 팽배해 있던 인종차별의 문제를 표명하고, 거기에 저항하고자 올림픽이라는 공간에서 일종의 정치문화적 퍼포먼스를 펼쳤다. 시상식이 끝난 다음날 이 두 명의 시상자는 올림픽 숙소에서 쫓겨날 뿐만 아니라 미국 육상연맹에서 제명되었고, 사회적으로는 이 둘의 행태가 “순수한 올림픽을 정치화했다”면서 여러 매체에 의해 비난받았다. 하지만, 많은 인권 운동가들은 시상식에서 일어난 토미 스미스의 행위를 'Silent Gesture'라 칭하며 지지하기도 했다. 


2018년 10월 16일 스포츠 브랜드 PUMMA는 토미 스미스의 Silent Gesture의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REFORM 캠페인을 시작했다. PUMA의 #REFORM 캠페인은 ‘평화와 인권을 지키자’는 메시지와 함께, 성 편견, 사회적 지위 등 다양한 측면의 평등을 추구한다. 캠페인은 SNS에 #THIRDSALUTE 해시태그와 함께 본인만의 Silent Gesture 사진을 올리고 미국 시민 자유 연맹에 일정 금액을 기부해 참여할 수 있다.


2018년 10월 한 달 동안 진행된 본 캠페인을 통해 약 1억 원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으며, 1,170개의 해시태그 참여 글과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 엔터테인먼트의 참여를 통한 바이럴을 양산시실 수 있었다. 또한, PUMA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Power Throught Peace'라는 상품을 선보이며, 이 상품에 대한 수익은 평등과 인권을 위한 자선 단체에 전액 기부했다. PUMA는 #REFORM 캠페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파타고니아, #대통령이 당신의 땅을 빼앗아갔다.              


출처 : washingtonpost.com



친환경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공식 홈페이지를 대통령이 당신의 땅을 빼앗아갔다.‘는 문구로 도배했다. 심지어 홈페이지에서 파타고니아 상품을 찾거나 구매하기 위해, 본 메시지 팝업창을 넘어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말이다.


2018년 트럼프는 개발을 위해 Bears Ears 국립기념물(National Monument)의 85%, Grand Staircase-Escalante 국립기념물의 45%나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Bears Ears 국립기념물은 5,500㎢에서 900㎢로, Grand Staircase-Escalante 국립기념물은 7,600㎢에서 4,200㎢로 줄어들게 된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로 줄어드는데, 두 지역만 합쳐서 줄어든 면적이 무려 8,000㎢나 된다. 이는 전라북도 면적 크기에 해당된다.


파타고니아 SNS의 ‘’The President stole your land(대통령이 당신의 땅을 빼앗아갔다).'는 Bears Ears와 같이 엄청나고 위대한 자연기념물을 자본의 논리에 맡겨 개발되도록 하겠다는 트럼프의 발상에 대한 반대의 메시지인 것이다. 파타고니아는 홈페이지에서 이 내용을 알리고, 곧바로 트럼트의 트위터 등 SNS 계정에 항의 글을 남길 수 있도록 고객의 목소리를 요청했다.


파타고니아 의류는 특별함이 있다. 뛰어난 소재와 화려한 디자인이 아닌 ‘환경운동’이라는 신념과 스토리가 그 특별함이다. 환경 보호를 위한 파타고니아 티셔츠의 혁신을 대표하는 제품인 리스판서빌리 티는 자투리 원단에서 얻은 재활용 면 50%와 재생 폴리에스터 50%로 만든 제품이며, 티셔츠 라벨에서 이 옷을 구매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물과 플라스틱을 줄였는지 쓰여있다. 가성비를 넘어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가심비를 추구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파타고니아 상품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 #트랜스젠더, 기후변화, 페미니즘을 다룬 주류회사 ‘하이네켄’


출처: https://youtu.be/eNKGx-b4dRU


137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하이네켄은 현재 176개국에서 소비되며, 세계 시장을 리드하는 프리미엄 맥주 브랜드다. 2017년 4월 하이네켄은 분열된 세계그리고 실험이라는 이색적인 제목으로 트랜스젠더, 기후변화페미니즘을 다룬 파일럿 광고를 유튜브에 공개했다.


광고 영상은 3개의 주제 (트랜스젠더, 기후변화, 페미니즘)에 대해 서로 상반된 견해를 가진 2명이 창고에서 만나 1) 첫 대화(아이스브레이킹) 2) 질의·응답 3) 공동 작업 등을 통해 상호 이해를 해나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인물은 서로 처음 만난 사이다. 첫 번째 커플은 ‘트랜스젠더 여성’과 ‘성전환이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남성’이다. 이어 기후변화를 놓고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남성 2명’이, ‘페미니즘을 남성 혐오라고 생각하는 남성’과 ‘여성학을 전공한 여성’이 차례로 등장한다.


하이네켄은 이들의 첫 만남에서 그냥 헤어질 것인가 아니면 맥주 한 잔을 놓고 서로 간 다름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게 한다. 이들 모두는 후자를 선택한다. 맥주를 놓고 마주 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고, 공동 작업을 통해 서로를 조금씩 이해해간다. 성전환을 혐오했던 남성은 이 과정을 거쳐 트랜스젠더 여성에게 "인생은 흑백이 아닌데 그동안 세상을 흑백으로만 봐왔던 것 같다"면서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물었고 연락을 하자고 말했다. 페미니즘을 신랄하게 비판했던 남성은 공동 작업에서 여성학자인 여성을 도와주기도 한다.


이 4분 25초짜리 광고의 조회 수는 200만 회에 육박했고, 소비자들에게 사회적 평등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여운을 남기며 주류 브랜드인 ‘하이네켄’의 깊이를 보여 준다. 하이네켄은 단순히 맥주를 잘 만드는 것을 넘어, 매년 창의적이고 다양한 마케팅 사례로 화두 될 정도로 친숙하고 즐거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케팅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자는 철학까지 훌륭하게 전하고 있다.




'브랜드 액티비즘'은 기업이 가진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 정치사회문화환경 등 우리 주변의 부정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고객과 브랜드 즉 우리 함께 해결해나가며그 과정에서 기업의 핵심 가치를 자연스레 상기시키는 활동이다


“소비자의 33%는 사회 발전 또는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브랜드에서 구입한다.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려는 메시지를 통해 더 많은 소비자가 귀하의 브랜드에 끌릴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회적 가치를 공유하며 고객과 함께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냄으로써 브랜드의 인식을 전환시키는 브랜드 액티비즘, 바르게 사용하면 자사의 브랜드 핵심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될 것이다.





-성공 마케팅 실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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