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PR에 대해 설명할 때 커뮤니케이션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PR 이란 단어로 필드에서 행해지는 다양한 PR 행위를 설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세요”라고 설득하는 행위가 PR인데, 결국 커뮤니케이션이란 단어를 쓰는 것이 더 적절하게 느껴지고 있다.
여기 완벽한 설득 커뮤니케이션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사례가 있다. 2주 만에 무려 15만 명의 온라인 청원을 이끌어낸 더 피메일 컴퍼니의 성공 스토리다.
여성들이 사용하는 친환경 생리대를 만드는 독일 회사 더 피메일 컴퍼니가 ‘탐폰 북’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생리대를 만드는 회사가 책을 출간한 것도 의아한데, 심지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1쇄는 출간 하루 만에 매진됐고, 2쇄는 무려 1만 부가 넘게 판매됐다.
주목해야 할 점은 더 피메일 컴퍼니가 스타트 업 회사라는 것이다. 방송이나 신문 등의 매스미디어를 통한 광고나 마케팅이 없었기에 더욱 놀라운 성과다.
책은 생필품이 아니다. 문학적 소양을 키우는 행위를 삶의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사는 사람이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없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은 없다. 반면 생리대는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생필품이다. 그런데 독일에서는 여성들이 생리대를 사면서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고 있었다. 생리대에 무려 19%의 부가세가 더해져 비싼 가격에 구매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책은 생필품이 아닌데도 부가세가 7%밖에 붙지 않았다.
그래서 이들은 책에 생리대를 끼워 팔기로 했다. 생리대에 붙은 과도한 부가세를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여성들은 생리대만 사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으로 ‘탐폰 북’을 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싼 가격에 책과 생리대를 모두 얻을 수 있었기에 성공했을까?
이들은 ‘탐폰 북’의 홍보 전략으로 유명인을 활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우선 프로모션 영상을 제작했다. 이후 자사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플랫폼 계정에 업로드하고, ‘탐폰 북’을 정치인 100명과 영향력이 큰 여성 인플루언서 100명에게 보냈다. 생소한 책과 생리대의 콜라보를 접한 유명인들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영상들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만약, 본인들의 입으로만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면 상품을 팔기 위한 스타트업의 갖은 노력쯤으로 치부됐을 지도 모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저 유명한 사람이 아닌 자신들의 상품과 메시지에 반응해 줄 유명인을 활용하는 똑똑한 선택을 한 것이다. 이들은 돈이 없이도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상품과 메시지을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여기까지 설명해도 그들의 성공을 분석하기엔 부족한 느낌이 있다. 단순히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유명인들을 잘 활용했기 때문에 성공했을까?
47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탐폰 북’의 내용은 무엇일까. ‘탐폰 북’은 생리대에 부과되는 과도한 부가세가 “1963년 남성 정치인들만으로 구성됐던 독일 의회가 세금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내용과 함께 법률 개정의 필요성, 생리, 페미니즘, 남녀 성차별 등에 관한 사회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인류 역사적으로 언제나 부당한 사회 이슈들은 사람들을 관심 가지게 하고, 분노하게 하며, 해결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이들은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심리’를 제대로 건드린 것이다. 만약 이 책에 여성들의 생리와 관련된 생활지식이나 생물학적 정보 등이 담겨있었다면 이 상품은 팔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무려 2주 만에 15만 명의 사람들이 <생리대에 부과하는 일명 ‘탐폰 세’를 없애는 법을 만들자>는 온라인 청원에 동의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적극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쩌면 '탐폰 북'의 성공 비결은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한 번은 꼭 짚었어야 하는 문제를 제시하고, 감성을 이용해 사람들을 설득했기 때문은 아닐까.
-성공 마케팅 실전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