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브로브니크 | 크로아티아 #5
이 곳의
모든 것이
그리울 것 같다.
세상에 어쩜 이런 곳이 있을까.
이번 여행지로 크로아티아를 택한 건
정말이지 잘한 일이지 두고두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해서는 안될 말을 하고 말았다
"내년에도 올까?"
"..............."
다시 오른 성벽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했다.
절벽 위의 까페 Buza.
이름처럼 세상 가장 값진 한 잔을 선사한다
"Buza(부자) 까페"
콜라와 맥주를 마시다
남은 잔에
아드리아해의 바다를 담으니
이보다 완벽할 수 없다.
다시 찾은 성벽은
처음 방문과는
또 다른 풍경들을 보여준다.
나른한 오후
졸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이 평화롭다.
집집마다 널린 빨래를 보니
왠지 크로아티아 사람들의
일상을 훔쳐보는 느낌이다.
미용실의 일상적인 풍경과
앞서가는 부자를 보며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은 뭘까.
아버지와 아들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을까.
오늘 저녁
이들의 저녁식사 메뉴는 무엇일까.
아주 사소한 것들이 궁금해지는 여행자다.
크로아티아의 돌바닥은
로마의 돌바닥과 다른 생김새를 가졌다.
지나온 시간을 그대로 품은 것이
닮은 듯하면서도
꾸밈없이 거친 로마의 길과는 다르게
매끈매끈 새색시같이 정갈하다.
떠나려 하니
더 애틋해지는 곳곳의 풍경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는다.
특별할 것 없는
그들의 일상이 여행자에겐
하나같이 설렘으로 다가온다.
나의 일상도
누군가에겐 설렘일까.
문득 잘 살아야겠다는 책임감이 스며든다.
크로아티아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
항구에 위치한
두브로브니크의 맛집을 찾았다.
맛있게 조리된 새우구이에
아드리아해의 바다가 담겼다.
숙소로 돌아가기가 아쉬워
플라차대로 한켠
까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떠나가기 아쉬운 마음처럼
달콤쌉싸름한
카페인이 혀끝을 자극한다.
바람이 불었고
노래가 끝나고도
한참을 그대로 앉아있었다.
생각해보면 크로아티아 여행은
출발부터 삐그덕거렸다.
파리행 비행기를 놓쳤고
예약했던 민박집은 캔슬되었으며
비교적 간단한 동선에도
몇 번이고 길을 잃어 헤매인 시간이 많았다.
그렇지만
두브로브니크에서 만난
민박집 아주머니의 말처럼
"It's life"
아무렴 어떠한가.
그래서 더 기억에 남을 크로아티아.
그래서 더 재미난 인생이다.
글과 사진 | B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