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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승 Nov 23. 2023

새로움을 준비하는 자세

오늘의 동화


안녕하세요. 희승입니다. 여러분은 성인으로써 어떤 경계선들을 가지고 계시나요? 분명, 그 선은 어린 시절에 없던 선일 것입니다.


세상에 뛰어들어 현실에 부딪혀 보니, 어느 순간부터 경계해야 할 것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특히, 인간관계에서는 더욱 예민하죠.


어린 시절에도 친구를 가려서 사귀긴 했습니다. 하지만, 성인의 기준과는 다르죠. 지금은 그 사람의 외모나, 경제력, 말투, 행동거지 등 다양한 기준이 있습니다.


반면에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이들의 기준은 나와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친구라면, 대부분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친구와 선을 긋는 것은 내 장난감을 빼앗았거나, 그 친구와 노는 것이 재미없기 때문입니다.


경계선이 적다면, 그만큼 수용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그렇기에 가끔은 우리가 봤을 때, 엉뚱한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어쩌면,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필요한 것은 엉뚱함이 아닐까요? 함께 동화를 읽어보시고, 내가 그어놓은 여러 경계선 중에 하나를 지워보시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오늘의 동화책 제목은 '우리가 바꿀 수 있어'입니다. 과연, 무엇을 바꾸려고 하는 것일까요? 이야기는 꼬마 물고기 하랄트가 투정을 하며 시작됩니다.


꼬마 물고기는 연못에서 함께 놀 수 있는 또래 친구가 없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아무도 없는걸 어떡하냐고 답답해하면서, 혼자 잘 놀아보라고 했죠.


하지만, 꼬마 물고기는 혼자 무엇을 하고 놀아야 할지 몰랐습니다. 부모님은 공기 방울을 '퐁퐁' 쏘아 오리 맞히기 놀이를 해보라고 했죠.


공기 방울 맞히기 놀이란, 물고기들이 뻐끔이며 생기는 공기 방울로 연못 위를 떠다니는 것을 맞추는 장난이었죠. 


꼬마 물고기는 그 놀이를 혼자 하면, 방울 하나만 쏘게 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면, 여러 방울을 쏘아 올릴 수 있어서, 훨씬 재미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은 다른 놀이를 제안했습니다. 낚시꾼 골려주기 같은 놀이 말이죠. 낚시꾼 골려주기 놀이란, 낚시꾼이 던진 미끼를 물지 않고, 낚싯줄을 당겨서 물고기가 문 것으로 착각하게 하는 장난이었죠.


하지만, 꼬마 물고기는 낚시꾼 골려주는 놀이도 혼자 하면, 줄을 당겨야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면, 수풀 같은 것을 걸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부모님은 또 다른 놀이를 제안했습니다. 멋지게 튀어 오르는 핑 다이빙 놀이였죠. 역시나 꼬마 물고기는 핑 다이빙 놀이도 친구들과 함께 튀어 오르면, 더욱 멋지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부모님은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꼬마 물고기는 기대하며 동생이 언제 생길지 물어보았습니다. 부모님은 일 년 후쯤, 동생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죠.


"그땐 내가 많이 컷을 텐데 어떻게 아기랑 놀아요?"

"널 어쩌면 좋으니, 하랄트."


하지만, 이런 불평을 꼬마 물고기만 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못 위쪽에는 농장 하나가 있었는데, 그곳 똥 밭에 꼬마 돼지도 같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죠.


꼬마 돼지 잉게도 친구들이 있으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은 친구가 없으니 젖소 밀리 아줌마랑 노는 것을 제안했죠.


꼬마 돼지는 부모님의 제안에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닭 에크베르트 아저씨를 골려주는 건 어떠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또한,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이번에 부모님은 늪에서 마구 뒹구는 것은 어떤지 물어보았습니다. 그건 좋지만, 글쎄요. 혼자 뒹구는 건 역시나 꼬마 돼지에게는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함께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자고 했지만, 꼬마 돼지는 친구와 놀고 싶다고 했죠. 결국, 불평만 늘어놓는다며, 부모님은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한편, 농장 주변에 나무에서도 똑같은 불만이 들려왔습니다. 바로, 꼬마 새 필립의 불만이었죠. 부모님은 그래도 필립이 멋지게 살고 있다며, 그동안의 멋진 일들을 말해주었습니다.


엄마에게 업혀 날아다니는 것

아빠가 나뭇가지에 거꾸로 매달려 그네를 태워주는 것

함께 하늘을 날며, 연못과 똥 밭, 그곳의 돼지들까지, 세상을 보여준 것


하지만, 꼬마 새에게는 새로운 일이 아니었죠. 부모님은 날면서 쓸 수 있는 속임수나, 거꾸로 날아보거나, 나비랑 놀아보라고 했습니다.


꼬마 새는 그렇게 재미없는 것들 말고, 돼지처럼 똥 속을 헤집거나, 물고기처럼 연못에서 헤엄을 치는 등의 놀이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꼬마 새에게 어리석고 버르장머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엄마 아빤..."

"입 다물 거라."


꼬마 새는 그런 부모님을 뒤로하고, 직접 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헤엄쳐 보기 위해 연못에 몸을 던졌죠. 처음에는 날갯짓에 몸이 뜨는 것 같았지만, 이네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꼬마 새는 연못 위로 솟은 가지에 앉아 푹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꼬마 물고기가 다가와 인사하며, 여기서 무엇을 하는지 물어봤습니다.


"헤엄을 치려는데 잘 안돼."

"내가 어떻게 하는지 보여 줄까?"


꼬마 물고기는 꼬마 새에게 헤엄치는 방법을 알려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게 된 꼬마 돼지는 무언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았습니다.


"저게 뭐지? 내가 잘못 봤나? 물고기가 새한테 수영을 가르쳐 주네. 나도 가 봐야겠다."


연못에 도착한 꼬마 돼지는 꼬마 새와 꼬마 물고기에게 같이 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꼬마 물고기는 수영 교실에 온 것을 환영한다며, 반갑게 꼬마 돼지를 맞이해 주었습니다.


꼬마 새는 꼬마 돼지에게 수영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고, 꼬마 돼지는 조금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꼬마 물고기는 꼬마 돼지에게 날 수는 있는지 물어보았고, 당연하게도 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죠.


이번에는 꼬마 새가 꼬마 물고기에게 날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꼬마 물고기는 한 일 미터쯤 날 수 있다고 말하며, 걷는 것은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꼬마 새는 꼬마 돼지와 함께 도와주겠다며 걸어 보라고 하였습니다. 물 밖으로 나온 꼬마 물고기는 꼬마 돼지와 꼬마 새 사이에 끼어, 지느러미로 한 발 한 발 걸어나갔습니다.


이번에는 꼬마 새가 수영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하였습니다. 꼬마 물고기와 꼬마 돼지 위에 앉은 꼬마 새는 드디어 연못 위를 둥둥 떠다녔습니다. 이후 꼬마 돼지가 말했습니다.


"너희들, 나 나는 것 좀 도와줄래?"


꼬마 새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그건 어려울 것 같아."


세 친구는 함께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그때, 꼬마 돼지가 코 콩콩 놀이를 말했습니다. 이어서 꼬마 새가 엉덩이 쿵쿵 놀이, 꼬마 물고기가 배 꽁꽁 놀이를 말했습니다.


또, 어떤 놀이를 할 수 있을까요? 세 친구는 엄마 아빠도 깜짝 놀랄 만한 놀이를 함께 고민하며, 자연스럽게 같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세 친구가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보며, 꼬마 물고기 부모님은 놀라워했습니다. 요즘 꼬마 물고기가 성격이 느긋해졌기 때문이죠. 물고기 부모님은 혹시, 우스꽝스러운 친구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세 친구가 함께 걸어 다니는 모습을 보며, 꼬마 돼지의 부모님은 놀라워했습니다. 요즘 꼬마 돼지가 상냥해졌거든요. 돼지 부모님은 혹시, 희한한 친구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튿날. 세 친구가 함께 뛰어오르는 모습을 보며, 꼬마 새의 부모님은 놀라워했습니다. 요즘 꼬마 새가 명랑해졌거든요. 새 부모님은 혹시, 괴상한 친구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부모님들이 놀라며 마무리가 됩니다. 어떠셨나요? 아이들은 우리가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소통하기도 합니다.


부모님들은 함께 어울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계선을 그어놓았지만, 아이들에게 그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죠. 그저 우리 마음의 선 하나였습니다. 그것을 뛰어넘은 것뿐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마주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요? 언제 그어졌는지 모를 선 하나를 뛰어넘거나, 그 선을 지우는 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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