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읟 동화
안녕하세요. 희승입니다. 여러분 혹시, 부모님이 아프셔서 대신 집안일을 해본 경험 있으신가요? 저도 어렸을 때,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가끔, 부모님의 집안일을 대신해 보면, 평소에는 쉽게 부탁하거나, 대접받던 일들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면, 아빠가 했던 일을 남편이, 엄마가 했던 일을 아내가 주로 하게 됩니다. 요즘은 맞벌이 부부가 많아서 집안일을 나눠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남편이 바깥에서 일을 하고 아내가 전업주부일 경우에는 다르죠. 집안일의 대부분을 아내가 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면, 남편은 어쩌다 도와주는 경우 외에는 잘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 어쩌다의 경우 중 하나가 바로 아내의 아픔입니다. 아내가 아플 때는 남편이 최대한 많은 집안일을 하게 됩니다. 모두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오늘 함께 읽어보실 '쉿 쉿!' 동화도 이런 상황 속에서 벌어진 일을 다루었습니다. 이야기는 송이네 집에 엄마가 아프면서, 시작됩니다.
엄마가 아프기 때문에 오늘은 아빠가 무척 바빴죠. 송이는 할 수 없이 혼자 놀아야 했습니다. 방에서 강아지가 나오는 책을 보니, 강아지가 같이 놀자며 멍! 멍! 소리치며 달려왔습니다.
송이는 "지금은 안 돼!" 했습니다. 하지만, 아빠에게는 그저 시끄러운 소리일 뿐이었죠.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는 송이에게 "쉬이."라고 했습니다.
이번에는 고양이가 같이 놀자며, "야옹! 야옹!" 울어댔습니다. 송이는 "지금은 안 돼!" 말했지만, 냉장고 정리를 하느라 아무것도 모르는 아빠는 입을 오므리며 "쉬잇!" 소리를 내었습니다.
이번에는 오리가 같이 놀자며, "꽥! 꽥!" 소리쳤습니다. 송이는 이번에도 "지금은 안돼!"말했지만, 빨래하느라 정신없던 아빠는 눈초리를 쑥! 올리며 "쉿!" 소리를 내었습니다.
이번에는 옷장에서 포동포동한 닭들이 "꼬꼬댁 꼬꼬!" 소리치며 같이 놀자고 했습니다. 송이는 이번에도 "지금은 안 돼!" 말했지만, 집안 청소하느라 바쁜 아빠는 "쉿! 쉿!" 소리를 내었습니다.
하지만, 송이의 방에서는 계속해서 동물들이 함께 놀자고 튀어나왔습니다. 비실비실한 염소도 "매! 매!", 힘센 황소도 "음매! 음매!" 소리쳤죠.
그때마다 송이는 "지금은 안 돼!"라고 했지만, 집안 청소하느라 방을 들여다보지 못한 아빠는 무서운 표정으로 그저, "쉿! 쉿!" 소리를 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참지 못한 아빠는 "송이야!"라며 이름을 크게 불렀습니다. 하지만, 송이는 동물 친구들과 신나게 노느라 아빠의 말은 들리지 않았죠.
화가 난 아빠는 고무장갑과 앞치마를 벗어던지고, "김송이!" 소리치며 송이의 방으로 갔습니다. 아빠의 발소리에 동물 친구들은 이불 속으로 모두 숨었습니다. 아빠는 방에 와서 송이에게 소리쳤습니다.
"아빠가 조용히 하라 했잖아!"
송이는 억울했습니다. 본인이 그런 것이 아니라, 동물 친구들이 소리친 것이었는데 말이죠. 결국, 눈물을 글썽이던 송이는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놀란 아빠는 얼른 송이를 안아주며 달랬습니다. 하지만, 송이의 울음은 멈추지 않았고, 동물 친구들도 모두 울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아빠도 송이 옆에서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얼마 뒤. 울음을 그친 아빠는 송이랑 놀기 위해 이불 속으로 들어가 송이를 불렀습니다.
잠시 후. 이불 속에서는 '킥킥킥' 송이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여기까지가 동화 '쉿 쉿!'의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송이 아빠의 눈물이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평소에 자주 하던 일이라면, 능숙하게 마무리하고 송이를 돌보았을 텐데,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아빠는 밥 차리고, 정리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집안 곳곳을 청소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신경 쓸 것이 많이 있던 상황에서 송이가 계속 시끄럽게 하니,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가 결국, 펑펑 울어버린 것입니다.
아마, 아빠는 '나보고 어떡하라고' 이런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조금만 생각하면, 송이가 원하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함께 노는 것이었죠. 아빠는 우는 동안 그것을 금방 알아차리고, 송이를 다시 웃게 만들었습니다.
부모는 분명 아이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단지,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뿐이죠. 부모가 마음의 여유가 없다면, 아마 아이의 마음을 살필 여유도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