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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볼리 Feb 19. 2020

애랑 개랑 함께 삽니다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워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

우리 가족은 저와 남편, 15년생 말티푸 바닐라, 그리고 18년생 남자아이 윤우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2018년 6월 우리 집 막내아들 윤우가 태어나면서 저의 '애개육아'가 시작되었답니다. 많은 분들이 아이와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고 싶은 로망이 있듯 사랑스러운 두 존재는 제게 일상의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해 준답니다. 물론 행복을 주는 만큼 쉽지 않은 애개육아는 보호자의 역할이 너무 중요하답니다. 오늘은 아이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서 좋은 다섯 가지 이유를 소개드리려고 합니다.




바닐라 : 말티즈와 푸들이 섞인 견종(말티푸)으로 외형은 말티즈지만 털이 푸들처럼 꼬불거려요. 2015년 8월에 태어난 암컷(지금은 중성)이며, '기다려' 하면 앉는 것 외엔 아무런 장기가 없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운 우리 집 반려견입니다.
손윤우 : 2018년 6월에 태어난 B형 남자로 가위(윤우어로 '아야')를 좋아합니다. 맛있는 걸 먹었을 때나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업다운 댄스를 추며, 정말 기분이 좋을 때는 좌우로 흔드는 재주가 있는 귀여운 우리 집 막둥이입니다.


1. 함께 산책하는 기쁨이 큽니다.


반려견과 함께 산다면 하루에 한 번은 산책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해왔던 것이지만 윤우가 외출이 가능해진 시기부터는 가족 모두가 함께 산책을 하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윤우를 유모차에 태우고 바닐라에겐 하네스와 목줄을 채웁니다. 주로 아파트 단지 내를 산책하지만, 가끔은 한강공원을 다니기도 합니다. 윤우가 걷기 시작한 후부터는 함께 걸으며 산책합니다. 요즘은 스스로 반려견 목줄을 잡겠다고 고집을 부릴 때가 많은데요. 그럴 땐 산책보다는 제자리에 서서 노즈 워크*를 하곤 합니다. 반려견이 용변을 보면 제가 수습을 하는 모습도 보더니 이젠 스스로 배변 봉투를 들고 다니더라고요. 언젠가 혼자 힘으로도 반려견 케어가 가능할 때까진 함께 손 잡고 산책할 거랍니다.

*노즈 워크(nose work) : 반려견의 코를 이용한 후각 활동으로 후각에 집중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음


2. 나눠먹는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윤우가 이유식을 시작한 후부터 이유식 시간이면 어느새 바닐라는 윤우 곁에서 기다립니다. 이 시기는 아이가 먹는 것이 저자극 식품이라 반려견도 먹을 수 있기에 함께 배식을 했답니다. 이유식을 나눠 먹기도 하고, 아기 쌀과자와 아기 치즈를 함께 나눠 먹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윤우에게 "바닐라도 나눠먹을까?"라고 말을 해주었더니 항상 과자를 먼저 나눠주는 습관이 생겼어요. 나눠 먹는 게 어려운 월령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과자를 친구에게 먼저 나눠줄 수 있는 아이로 클 수 있게 된 건 애개육아 덕이라고 생각해요. 그야말로 '콩 한쪽도 나눠먹는 사이'가 되는 거니까요!


3. 서로에게 좋은 놀이친구가 되어줍니다.


반려견과 놀아주는 방법으로 '터그 놀이'란 게 있습니다. 수건이나 작은 인형으로 반려견이 물고 놓는 방식의 놀이인데요. 실내에서 반려견의 사냥 본능을 충족시키면서 운동이 되기에 스트레스를 푸는 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의 시범하에 함께 한다면 아이와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윤우의 가제 손수건으로 바닐라에게 터그 놀이는 청하면 바닐라는 신이 나 손수건을 물어요. 그 뒤에 5초 정도만 잡고 있다가 안전을 위해 놓아줍니다. 윤우도 쉽게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바닐라에게 손수건을 내밉니다. 대부분은 반려견이 아이를 귀찮아하지만 터그 놀이할 때만은 바닐라도 적극적이랍니다. 그런 바닐라의 반응이 재밌어 윤우도 즐거워하고요. 대부분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낼 수밖에 없기에 이런 놀이 활동은 형제가 없는 윤우와 바닐라 모두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죠.



4. 규칙을 빠르게 배우고 지키려고 합니다.


윤우는 제가 바닐라에게 배식을 할 때 '기다려', '앉아'라고 하는 명령을 많이 들었습니다. 간식을 받기 위해서는 바닐라는 기다려야만 했고, 윤우도 그 모습을 보고 규칙이 무엇인지 조금씩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윤우도 간식을 먹을 때는 두 손으로 '주세요 제스처'를 하도록 하고, 누군가가 줄 때는 '고맙습니다 인사'를 알려줍니다. 좋아하는 크레용(윤우어로 꿍기야) 놀이를 하고 싶을 때는 테이블에 앉아야 쥐어주는 규칙을 알려줍니다. "의자에 앉아 볼까?"라고 하면 윤우는 재빨리 의자에 앉지요. 무언가를 원할 때 지켜야 할 규칙을 알려주는 일은 아이에게나 반려동물에게나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어릴 때 베인 규칙과 습관은 기본적인 사회성을 학습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5. 동물에 대한 두려움이 줄고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윤우의 또래 아이를 보면 강아지나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자신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짖는 소리도 크기 때문일 텐데요. 뱃속에서부터 바닐라의 짖는 소리를 들었던 윤우의 경우엔 확실히 다른 반려동물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없는 편입니다. 한편 무서워하지 않더라도 반려동물을 함부로 만지는 아이도 많습니다. 만지는 수준이 아니라 때린다던가, 눈을 찌르려는 행위, 꼬리를 잡아당기는 행위 등 아이기에 할 수밖에 없는 행동이긴 하지만 보호자가 엄격히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반려견과 함께 크면 적어도 이 훈련은 잘하게 됩니다. 이렇듯 작은 존재인 동물을 무서워하지 않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저는 함께 키운 의미를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아기와 강아지는 존재만으로도 사랑이 넘치지만 분명 보호자가 신경 써야 하는 점이 너무도 많습니다. 반려견이 털 빠짐이 심하거나 배변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으면 위생적으로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반복적인 훈련에도 아이가 반려동물을 괴롭히는 행위를 하거나 반려동물이 아이를 위협하는 행동을 해도 함께 사는 것은 서로에게 위험이 됩니다. 그래서 보호자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한 것이 '애개육아'입니다. 그렇게 쌓아간 애개육아로 아이와 반려동물이 서로의 옆자리를 따뜻하게 채워주는 존재가 있었다는 것을 오래 알았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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