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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주 Feb 24. 2024

오만과 편견, 그리고 피자

우리를 고용한 매니저들이 긴 휴가를 떠났다, 2주 후 알파라를 떠나는 우리를 앞두고. 아직까지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었다 생각한다. 각자 서로의 시기가 맞지 않는 것일 뿐. 매니저 중 하나는 끝끝내 어떠한 인사도, 마지막 포옹도 없이 떠났다. 


사건의 시작은 사실 별 거 없다. 그는 장에 대한 오해가 있었고, 매니저로서 그 오해를 풀려고 다가오지 않았다. 나의 성격은 이렇고, 그렇기 때문에. 또는 나는 여태껏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내가 믿어 온 신념. 우리는 그 당시 믿는 것이 마치 사실이라 생각한다. 그 확고한 생각이 사실은 나만의 함정일 거라고는 당시에 알기 힘들다. 


오랜만에 장과 나는 타로카드를 뽑았다. 앞으로 우리 각자에게 열린 길과 함께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는 간단한 타로를 보았다. 안 그래도 그가 과거의 카드로 뽑은 카드가 흥미롭다. 



여덟 개의 검.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내가 만들어낸 나의 함정에 빠져, 그것이 마치 사실인양 고통에 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마치 장의 모습을 보여주듯이 말이다. 매니저도 장도 서로가 믿고 있는 믿음에 결국 마지막 떳떳한 인사를 만들지 못했다. 그래도 과거여서 다행이다. 이 또한 지나가고, 그에게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는 마치 기사의 검 카드처럼 말이다. 호주를 떠나는 새로운 여정에 신이 났다. 



오만과 편견


로맨스 소설로 유명한,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은 나에게 많은 인생교훈을 남겼다. 빈티지한 감성을 지닌 나의 십 대 시절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과 영화, 드라마 시리즈와 함께 커갔다. 십 대에 나는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다. 우리 현실에 <오만과 편견>과도 같은 상황은 수없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생은 드라마와 영화의 한편도 같다는 것을. 우리가 믿는 오만과 편견으로부터다. 

다아시가 진국임을 늦게 깨우친 것은 그 오만과 편견이 막상 닥친 힘든 상황 앞에서 무너졌기 때문이다. 내 앞에 무언가 깨우칠 만한 순간이 다가오지 않으면, 내 앞에 직접 충돌이 일어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 이 모든 것이 오만과 편견임을. 나의 오만 Pride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편견을 만들어냈다. 


그 매니저를 이해할 수 있다. 혹시 그는 누군가를 알아가기가 두려운 것이 아니었을까. 두려움을 깨부수는 것은 힘들다. 그 두려움을 감추려고, 편견과 함께 싫어할 만한 나만의 이유를 만들기도 한다. 


떠나기 이틀 전, 매니저는 나에게만 다가와 앞으로 어떻게 주방을 정리하고 갈 건지, 끝마침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장에게 설명하지 않는 이유는 그가 쉽게 화내기 때문이라 했다. 이를 전해 들은 장은 그래도 자존심, 자만심 내려놓고 그에게 다가가 당신들 떠나기 전 함께 마지막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을 건넸다.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고, 그의 파트너만 우리를 찾아왔다. 그녀는 우리에게 그를 대신해 사과한다 했고, 그의 성격을 이해해 달라 했다. 그는 여태껏 장이 그에게 화나있다 생각했다고 한다. 우리도 한 번 즘 그에게 다가가 물어봤더라면. 그가 화나있을 거라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아무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영어 문법시간에 배운 표현이 있다. “~Should have p.p”


이미 지난 일들, 시간을 가지고 “ I should have done that”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말은 낭비적인 단어들의 조합이다. 오만과 편견의 교훈이다. 그래도 끝까지 그는 그의 믿음대로 행동했을 것을.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고 행동했을 것이라. 끝내 마지막 인사를 하지 못했다. 편견으로 가득 차 상대방에 대해 헐뜯고 나면, 그 상대방의 두 눈을 똑바로 보고 헤어지지 못한 적이 있다. 

어디에선가 우연히 그를 다시 만난다면 반갑게 인사할 수 있는 마음가짐으로, 그를 기억하고 싶다. 


아무거나, 피자


오늘 알파라에서 공식적으로 마지막 요리를 했다. 다가오는 2주는 주방을 청소하고, 지냈던 숙소를 깨끗이 청소하는 마무리하기로. 마지막 음식 메뉴는 냉장고 재고 털이도 하겠다, 피자다. 매니저가 몇 번 피자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만들어내지 않았다. 다른 메뉴들을 하고 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피자와 함께! 장이 이번이 마지막 요리임을 선고하는 커뮤니티 페이스북에 포스트를 올렸다. 피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다 올렸다. 머시룸 크림 피자, 하와이안 피자, 미트러버(소시지, 살라미, 햄 등 ), 수프림 피자, 베지터리안 피자, 기본 치즈 피자 등 있는 대로 만들었다.


대화를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주방에 용기 내 말을 건네었다. 주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우리가 바빠 보였을까, 인사만 몇 번 주고받았던 동네 주민들이다. 다양한 요리를 해줘서 고맙고, 호주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돌아오라고. 알파라에서 요리하느라 고생했다고. 좋은 시간 보내라고 응원해 줬다. 


장에게 웃으며 말했다. 결국에는 장소보다 사람들로 기억한다고. 우리 모두 서로가 좋은 시간 보내려고 돕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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