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도시계획이 원했던 삶이었을까?
처음 학교에 전학하던 날의 설렘, 방과 후 친구들과 뛰놀던 운동장, 그리고 경쟁하며 밤늦게까지 공부했던 학원가는 단순한 건물을 넘어서 우리 성장의 모든 기억이 담긴 소중한 공간입니다.
낡아버린 교실과 오래된 학원 간판은 이제는 추억의 서사가 되었고 그곳에 다시 자녀를 보내며 부모가 된 신도시 키즈들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교육시설은 세월의 흐름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시간의 흔적이자 세대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장소들은 공동체의 기억을 기록하고 보존하는 역할을 합니다.
근린공원은 친구들과의 운동장이자 첫사랑과의 추억, 이제는 내 아이와 뛰어노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한때 특별한 날에 외식하러 간 맛집은 이제 동네의 역사를 푸고 있는 노포가 되어 새로운 세대에게 그 맛과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계획적으로 지어진 대형마트는 소비의 공간을 넘어서 가족의 주말 풍경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처럼 일상적인 공간들은 우리의 삶의 변화를 저장하며 공동체의 기억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신도시 초기부터 자리를 지켰던 성당이나 병원은 단순한 건물을 넘어 주민들의 희로애락을 모두 지켜본 역사의 증인입니다.
결혼, 장례, 아이의 탄생 등 중요한 삶의 순간들이 겹겹이 쌓인 공간입니다.
30년 전 처음 지어진 공공건축물들은 이제 그 자체로도 신도시의 디자인과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고 새로운 건물이었지만 이제는 우리의 풍경에 깊숙이 스며들어 정겨운 모습이 되었습니다.
겉모습은 세월의 흔적으로 낡았을지 몰라도,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추억 덕분에 이 공간들은 세대를 이어주는 공동의 기억이 되었습니다.
신도시가 개발되기 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산과 하천은 도시의 가장 오래된 보물입니다.
도시의 시작을 함께 하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주민들의 쉼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세대와 세대가 만나고, 도시의 변화를 지켜보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도시공간이 자연과 어우러지며 그 안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하는 자연의 관대함을 느끼게 해주는 곳입니다.
자연은 도시의 개발 속에서도 잊히지 않는 우리 도시민의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신도시 계획 당시 청사진에 포함되었던 아파트 높이나 주차된 자동차와 같은 물리적 요소들은 그저 예상 가능한 풍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계획의 범위를 넘어선 우리의 일상 속 공간들입니다.
학교, 학원가, 근린공원, 동네 맛집, 대형마트, 성당, 병원, 그리고 산과 하천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곳들은 공동의 기억과 세대 간의 연결을 담아내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 안에는 누군가의 설렘, 이웃의 인사, 이별의 슬픔 등 남겨진 마음들이 쌓여있습니다.
도시는 결국 시간을 저장하는 그릇이며 이를 채우는 것은 거창한 설계나 대단한 랜드마크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의 현재이자 일상, 기억, 그리고 관계입니다.
30년 전 계획된 이 도시는 우리가 함께 가꿔가야 할 현재가 되었습니다.
작은 실천들은 행정의 몫이기 전에 우리 자신을 위해 선택한 라이프스타일입니다.
내가 삶의 주체가 되어 행동하는 순간, 함께 이 도시를 만들어가는 공동의 목표를 갖게 됩니다.
계획된 도시는 누군가에게는 완성된 결과이자 커리어겠지만 여전히 미완성의 공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안에서 계속 살아가고 바꾸고 기록해나가야 합니다.
진정한 도시의 주인은 정책결정자, 공무원, 사업가, 디벨로퍼, 계획가, 건축가, 그리고 시민 활동가와 같이 도시를 만들고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