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이 지나가는 일상 이야기이다.
하루를 돌아보면 선택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커피 한 잔을 고르는 일조차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만큼 다양성과 자유는 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선택은 기쁨이 아닌 피로로 다가옵니다.
공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도시, 새로운 건축, 새로운 오피스, 새로운 카페 등
우리는 늘 새로운 곳에 가지만 그곳에서 무엇을 만들거나 남기지 못하고 그저 소비만 하고 돌아올 뿐입니다.
신도시의 풍경은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아파트, 오피스텔, 편의점, 스타벅스, 베이커리, 피트니스 센터 등
어느 동네든, 비슷한 공간들이 기계적으로 들어서 있습니다.
우리는 이 구조나 시스템을 순응한 채 소유하거나 빌린 집을 그저 꾸밀 뿐입니다.
도시를 걷지만 그 길 위에 나만의 것을 더하진 않습니다.
대다수는 공간에 대하여 소비를 주로 하고 생산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삶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맴도는 수동적인 형태가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공간을 만든다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책상의 위치를 바꾸고 화분을 두고, 좋아하는 캐릭터를 가져다 놓는 것
그 모든 게 공간을 다시 만드는 일입니다.
이웃에게 인사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하고
산책을 하며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과 주변의 변화된 모습을 기록하는 일
그 모든 것이 공간을 다시 만드는 일입니다.
우리가 몸으로 느끼고 손으로 만지는 순간들
그것이야말로 공간을 나의 세계관으로 끌어들이는 능동적인 행위입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이나 멋진 건축물이 아니라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매일 조금씩 자신의 하루를 설계해 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일지라도
그 하루를 직접 살아내는 사람의 주체성,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진짜 자유는 수동적인 선택이 아니라 창조에 있습니다.
공간을 고르는 대신, 하루를 새로 디자인하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가 잃어버렸던 주체성을 되찾는 길입니다.
우리는 도시건축의 소비자보다는 공간의 생산자가 되어야 합니다.
나의 일상을 수동적인 선택에서 능동적인 운영·관리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제부터 소유를 넘어서 창출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일상의 모든 순간을 나만의 세계관을 투영하는 삶의 설계자가 되겠습니다.
나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공간과 시간을 채우는 삶.
매일을 배우고 고민하며 디자인하는 행위는 우리를 옥죄는 획일성과 관례의 벽을 깨부수는 용기이며, 스스로 정의한 자유를 찾아가는 확실한 증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