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너라는 행운이 온 걸까

by 스틸노트


"누군가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가 관심을 품기 때문이며, 누군가가 사랑받는 이유는 그가 사랑할 수 있고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깃든 생명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
_에리히 프롬,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어린이집에서 올려주는 키즈노트의 알림장엔 아이의 일과와 함께 아이의 행동이나 말, 선생님의 느낀 점과 생각이 담긴다. 오늘 알림장엔 유독 선생님의 감동과 기쁨이 깊이 담겨 있었다.


“요즘 채채는 선생님 손을 사수하는데 오늘도 제일 먼저 신발 신고 선생님 옆에 딱! 붙어서 기다리다 손을 내밀어주는 채채예요. 손잡고 산책하는 내내 큰 눈망울로 선생님을 올려다 봐주고 까르르 웃기도 하고 손잡고 점프점프 뛰며 좋아해 주는데 순간 너무 고맙고 행복하기도 한답니다.
(올해 제가 무슨 복이 있어 이런 아기들을 만나 사랑을 받나.. 싶기도 하고요!)”


며칠 전 2학기 상담을 다녀왔을 때도 느꼈다. 긴 상담 내용의 중간중간, 담임선생님은 무엇보다 아이가 너무 예쁘다며 아이의 밝고 장난기 가득한 사랑스러운 행동에 매번 반한다고 말해주셨다. 부모 입장에선 그저 감사해진다. 선생님이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내내 아이를 바라보았을 시선이 느껴져서다.


아이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리지만 그 시간을 지나면 본인의 강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처음엔 낯을 가리며 조용히 지내다가도, 긴 시간 뒤엔 밝고 활동적이며 배려하고 먼저 다가가 챙겨주기도 하는 다정한 아이다.


나만 아는 아이의 모습, 나만 알기 아까운 아이의 ‘진짜’ 모습이 선생님께 보였다는 건 아이가 그만큼 선생님을 신뢰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엄마로서 이따금씩 느끼는, ‘내가 무엇이길래 이렇게 천사 같은 아이를 선물로 주셨을까..’라는 벅찬 마음을 선생님에게서 느꼈다.


곁을 내주지 않던 아이를 오랜 시간 기다려준 선생님의 사랑이 아이에게 가닿은 것이다. 그 사랑과 관심을 먼저 보여주었기에 보답처럼 아이도 선생님을 사랑하게 된 걸 지도 모른다.


2학기 상담과 원아 모집 시즌, 다니던 어린이집을 이어서 다니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도 아이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던 선생님의 진심 때문이었다. 제법 말이 늘어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아이 입을 통해 들을 때면, 아이와 가까워지려는 선생님의 노력과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좋아하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기에.


아이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한 팀이 되어 함께 고민하고 수없이 대화하던 시간들로 쌓인 깊은 신뢰에 감사드린다. 내년 원 생활도 선생님들과 소통하며 걱정 내려놓고 아이를 맡겨보려고 한다.


선생님들을 만난 게 올해 우리의 행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