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여름으로 접어드는 4월 초,
들판이나 산자락,
심지어, 사람들이 오가는 노천에서도
보도블록을 비집고
노란 꽃이 지천으로 피어난다.
강인한 생명력과 藥性(약성)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 꽃은
시나 소설, 방송 드라마,
음악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봄여름, 꽃으로 피었다가 가을이 되면
홀씨가 되어 창공을 난다.
가슴 뭉클한 대장관이다.
“민들레 홀씨 되어, 찬바람 타고 훨훨 네 곁으로 가리라...”
이런 아름다운 노랫말도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끈질긴 독립성.
어떻게 시인 문객들의 사랑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하지만 사실,
노란 민들레의 대부분은 외래종이다.
왜냐하면
토종 민들레의 대부분이
요즘은 보기 힘든 하얀 색이기 때문이다.
토종과 외래종을 구분하는 방법은
꽃을 싸고 있는 ‘총포’로 구분하는데
토종은 꽃을 감싸고 있으며
외래종은 반대로 퍼져있다고 한다.
노란 민들레 중에서도
꽃을 감싸고 있으면 토종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거의 볼 수 없다.
그래서 하얀 민들레는 토종,
노란 민들레는 외래종이라는 것이다.
우리 어릴 때는
하얀 민들레가 지천으로 널려있었다.
민들레라고 하면 하얀 민들레가 당연했다.
그러나 어떻게 된 일인지 요즘은 볼 수가 없다.
뛰어난 藥效(약효) 때문에
재배하는 농장이 있다고 하는데 직접 본 적은 없다.
몇 해 전,
딸이 길가에서 하얀 민들레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와 자랑을 한 적이 있다.
이후로,
특별히 관심을 갖고 찾아다녀봤으나
아쉽게도 만나질 못했다.
이 푸른 봄 들판에 노란 민들레 일색이다.
인터넷에서 종자를 사서라도
우리 들판에 뿌려 볼까나.
다시 만나야지.
그리운 하얀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