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각

by 신화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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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점심을 먹고 나면 운동을 한다.


이렇게 더운 날이면,

최대한 줄여서 한 시간 이내로 한강 변을 달린다.


집중해서 땀을 흘리고 나면

오전내내 찌뿌듯했던 몸도 가벼워지고,

머릿속도 맑아져 오후 지내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이런 습관도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가벼운 복장으로 아지트를 나서

토끼굴을 지나 20분쯤 달리다 보면

경기도 하남으로 넘어가기 전, 깔딱고개를 만난다.

자전거 타는 이들도 단숨에 넘기 어려운,

악명 높은 깔딱고개.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고개가 절정에 이를 무렵,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절박한 소리.


“엄마…….”


20년을 한결같이 그렇게 넘어왔다.

그렇다.

언제나 어머니의 도움으로 고개를 넘는다.


난 왜 극한의 순간마다 어머니를 떠올리는 걸까.

아내도 있고, 아이들도 있고,

돌아가셨지만 아버지도 계시는데

굳이, 어머니일까.


운동할 때만 그러는 게 아니다.

군대 시절, 힘든 훈련을 받던 그때도

극한의 순간엔 어김없이 어머니를 찾았다.


이 나이 먹도록

분리불안 같은 게 남아 있을 리도 없는데 말이다.

살면서 숱한 고비를 넘겼다.

그때마다 어머니의 힘을 빌렸다.

나만 그런가?


30도가 넘는 한낮,

거리를 달리다 문득 스친 생각이다.


어머니는 이제 구순,

거동도 불편하신데

나는 여전히 힘들면 어머니를 찾는다.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다가 바보같이 실실 웃었다.


전화 한 번 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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