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좋아합니다.
11월의 적당히 차가운 이 느낌이 좋습니다.
여러분은
꽉 찬 가을의 벅찬 느낌을 아시나요?
지난여름은 무척 더웠습니다.
그 치열했던 더위는 삶의 자양분이 되기도 했지만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하기도 했지요.
그래도 우리는 그 여름을 떠나 보냈습니다.
붉고 노란 단풍이 거리를 덮었습니다.
단풍은 나무가 겨울을 나기 위한 구조조정이고
낙엽은 그 잔해들이지요.
가을의 스산함은 일종의 폐허처럼 보이지만
새로운 봄, 새로운 시작을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지요.
다시 시작.
이 공간에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1년이 다 되어 가네요.
작년 12월 초에 시작했으니까요.
매일
뭔가를 써보자는 자신과의 약속은 잘 지켜진 듯합니다.
이제 다음 약속을 해야 할 시간입니다.
한 해를 쓰면서 느꼈던 부족함을 채우는 또 다른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부족한 어휘로 인해 생각을 제대로 못 옮겼다는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제
단순히 매일 쓰는 게 아니라, 제대로 된 글, 좋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꽉 찬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새로운 시작에 남몰래 가슴 설렙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작은 기대 한 가지는 조심스럽게 말해 봅니다.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 풀이 무성할 그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