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코 풀어야겠니?금코

음식 앞에선 상대 비위도 생각해줘.

by 로맨티킴


밥 먹다 코 풀기 금지, 이 쑤실 땐 밖에서 등 '식사 예절 지키기' 에티켓 문구가 어느 식당이든 메뉴판처럼 확 눈에 들어오는 곳에 걸려있으면 좋겠다.


주방에서 가끔 홀에 나갈 때면 이상하게 내 눈에 보이고, 들리는 것들이 있다. 가장 거슬리고 비위 상하는 건 코 푸는 행위다. 식당 테이블 화장지는 코 푸는 게 주목적이 아닌 걸 아실 텐데 시원하게 풀어서 테이블 위에 놔두는 손님들이 간혹 있다. 옆 사람이나 다른 테이블은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갈증을 해소하며 '크~흐~응' 해결해야만 하는 걸까? 물어보고 싶다만 손님이 나간 자리에 남겨진 그들의 콧물에 물어본다.


"시원하냐? 꼭 밥 먹을 때 나와야겠니? 네가 무슨 죄냐? 그래 얼마나 질질 흘렀으면 나왔겠니? " 뒤범벅된 화장지를 보며 이런 것까지 치워야 하나 비위 상하는 건 둘째치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코를 풀까 궁금해 미칠 것 같다.


물어볼까? ' 왜 코 푸세요?' 손님에게 묻는다면 서비스 교육이 어쩌고, 불친절 어쩌고 그럴 텐데... '화장실을 이용해 주세요' 점잖게 이야기할까? 코 풀고 있는데 화장실에 가셔서 마저 풀고 오라고 하면 이상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 같고. 어쩌지? 난 매일 코 푸는 사람들 덕에 비위 상하고, 화장지 속에 감춰진 콧물을 보며 다음에는 꼭 말해야지 자신 없는 결심을 하면서 늘 방법을 연구해보지만, 답을 찾지 못하겠다. 내가 비위가 강해지는 것 밖에.


"에이 비위 상해" 어머니는 자기는 밥 먹다 이 쑤시는 사람 보면 밥을 못 먹겠다고 하신다. 가만 보니 식사 중엔 참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치아 사이사이에 낀 이물질, 주책없이 흘러내리는 콧물은 남의 밥 먹는 행위보다 내 가려움이 먼저 해결되어야 마저 식사를 이어간다. 이해되지만 가볍게 엉덩이를 들어주면 좋을 텐데 당장 먹다 낀 이물질과 콧물은 먹는 욕구보다 앞서나 보다.


식사하러 온 동행자들은 그런 행위를 보면 어떨까 싶다. 친구 중에는 음식을 먹으면 화장지로 양치하듯 구석구석을 깨끗이 닦는 친구가 있다. 맞다. 나도 말하지 못하는구나. "나 먹고 있잖아. 더럽게 음식 앞에서 그러지 마라" 한 번도 말하지 못했다. 왜 그럴까? 친구의 난감해할 상황을 배려하는 건가. 그럼 내 앞에서 양치하는 친구는 날 배려해서 비위 상하는 행동을 하는 건지. 아~ 괜히 오늘 유독 많이 치운 코 푼 화장지가 밉다. 술이라도 한 잔 하게 된다면 또 내 앞에서 양치하는 친구를 보면 말해버릴 것 같다. 손님들에게 묻지 못했던 "도대체 넌 왜 내 앞에서 코를 푸냐?" 아마도 뻥 질 것이다. 난 코 푸는 게 아닌데. 그저 화장지로 입을 닦았을 뿐이라고.


그러겠네. 손님들도 코만 닦은 것뿐이라고 말할 것 같다. 난 코 푼 게 아니라고.

그럴 것이다. 손님들은 이쑤시개를 물고 있는 것뿐이라고. 난 신 게 아니라고 말이다.


메뉴판에 써 놓아야 하나? 코 풀기 금지

정말 지금 코 풀어야겠니? 꼭 지금 이 쑤셔야 해?

엉덩이가 가벼워질까 싶다만 나는 비위가 강해지고 있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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