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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 시 작 Aug 08. 2023

여름날의 이글루

- 시원함 & 따뜻함 -

차곡차곡 일상


집근처 사거리, 디저트카페가 있다. 지나가다 보니 여름 신메뉴가 나왔다.

사실 오늘이 입추이니 나온지 꽤 됐을 터이고 물어보니 신메뉴는 아니더라. 예전부터 있던 건데 오늘따라 내눈에 딱 띈 거다. 


그래도 '신메뉴'라는 단어를 썼으니 하는 말인데 난 과자, 우유도 新(새로움)에 호기심이 많아 한 번쯤은 산다. 특히 빵은 꼭! 기왕 얘기가 나왔으니~내일 사거리 맞은편 빵집이 오픈이다. 10시부터 수업이라 오픈런은 좀 힘들겠지만 넉넉한 에코백을 들고 일하러 갈 생각이다. 돌아오는 길 몸과 마음이 꽉 찰 것 같은 느낌, 생각만으로도 행복하다. 

(새로운) 빵 = (풍미 넘치는) 행복 이라는 등식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걷는다. 



오늘 내 눈길을 사로잡은 건 요 빙수다.

나에게 빙수는 주로 관상용일 때가 많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차가운 걸 먹으면 배가 추워져 깊은 맛을 느끼지 못할 뿐더러 뭣보다 갑자기 배가 아파 난.감.한. 상황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에게서 아주 더운 날은 무얼 마시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땐 음~ 조금 차가운 냉수를 마시고 뜨거운 커피를 주문한다. 


아무튼

과일 덮개를 뒤짚어쓴 얘는 '이**''를 연상케 한다.

둥그런 메론 뚜껑 안에 하얀 아이스크림과 큐빅 치즈가 똭! 자리잡은 빙수를 보자 고운 눈벽돌로 만든 하얗고 예쁜 돔 형태의 '이글루'가 오버랩된다.


차이라면

이 빙수는 목적에 맞게 우리의 더위를 식혀주기 위해 점점 없어지고 

이글루는 목적에 맞게 에스키모인의 추위를 막아주기 위해 지속된다는 거!


또 하나 생각났다.

빙수는 차가움 속에 시원함이

이글루는 차가움 속에 따뜻함이 있다는 것도.


빙수도 이글루도 우리를 위해 본분(?)을 다 하고 있음에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우린 어떤 식으로든 우리의 할 일을 해내고 있다. 매일매일~


"나의 가치를 효용성으로만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로지 신과 어머니만이 내 존재가치를 그대로 인정한다."

오늘아침 김창옥강사님의 강연 마지막 멘트였다.

의미가 있든 없든 크든 작든 이 '일'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일 년이 된다.

그게 바로 나의 역사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의 단어는 빙수 

かきごおり(가키고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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