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 시 작 Sep 25. 2024

누가바로 느끼는 가을 그리고 가을

-  두 시간 사이에 계절이 바뀜 -

차곡차곡 일상


지난주 금요일 밤.


10시에 헬스장을 나왔다. 세차게 내리는 비가 나를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 서게 한 느낌이다. 비도 비지만 바람이 소리를 내며 씽씽 불어댄다. 분명 아까 집을 나설 때만 해도 후끈한 여름의 끝자락이었는데두 시간만에 계절은 바뀌어 있었다. 이렇게 후딱 바뀔 거면 좀 빨리 바뀌어주지~.. 사람들 진을 다 빼놓고 이제사 물러나네 그려. 왜 이리 힘들게 했는지에 대한 야속함과 그렇다고 진짜 가는 거야 라는 서운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하긴 이 녀석도 지칠만 하지. 


나 승질나게 하지 말라는 하늘의 경고가 이번엔 좀 길었던 듯하다.

날아갈 것 같은 우산을 부여잡고 지구도 우리도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며 집에 오는 길. 휴대폰벨이 울린다. 아이가 누가바를 사다달란다. 어르신들만 먹는 아이스크림이랄 땐 언제고 ~~~'아이스크림왕국'(동네에 있는 할인가게)에 가면 싸게 살 수 있으나 비바람이 세차 그냥 편의점에 들어갔다.


3개 3150원이란다. 슬그머니 하나를 뺐다. 2갠 3000원이란다. 엥? 다다익선 이벤트라 많이 살수록 싸다는 주인장의 말씀에 웃음을 주고받으며 그냥 세 개를 샀다.

편의점 문을 열고 나왔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시원하게만 느껴졌던 하드가 이렇게 갑자기 차갑게 느껴질 줄이야. 손에 든 하드의 촉감으로 계절이 바뀜을 느끼는 밤이다.


P.S. 어젯밤에 쓰고 지금 버스 안에서 올리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바뀌어 아침이네요. 창문 사이로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마냥 좋은 가을입니다~


*오늘의 단어는 가을 あき(아키)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안녕하세요. 나일락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