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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H Jan 05. 2022

건강과자의 비밀

유탕 과자가 건강할수 있나?

다이어트 부작용

다이어트 한다고 가공식품을 끊었다. 다시말해 말린거 바삭한거 기름에 튀긴 건 모두 안먹었다는 의미. 원하는 만큼 살은 빠졌는데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바로 살기 싫어지는 부작용이다.


바삭바삭한게 뭐라고 한 두달 안 먹었더니 정신이 아득해지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서 남이 먹는 과자소리에도 동공이 확대되었다. 과자 한통을 들이 마시는 꿈을 꾸며 기름지고 바삭한걸 먹을 수만 있다면 영혼도 팔고 싶을 정도에 이르자... 곰곰히 앉아 문제를 고민했다.

그런데 차분하게 생각해도 그냥 영혼을 팔라는 결론만 나오는 것이 더이상 다른 도리가 없었다. 단단히 화가 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수 밖에...


하지만 머리가 원하는 체형(체중)과 입이 원하는 음식간에 대결이 붙을때 입이 머리를 이길 수는 없다. 과자를 원도 한도 없이 먹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럴때 다이어터들이 흔히 쓰는 치트키가 소원풀어주는 날(cheat day)을 잡는 것이다. 예전에도 치트데이를 했지만 1년 전부터 제한없이 자연채식을 양껏 먹으면서 따로 치트데이가 필요가 없어졌다. (물론 양껏 먹은지 6개월 만에 '급찐' 사태가 와버렸지만)

정크푸드(기름에 튀긴과자)를 먹지 않으면 살기를 포기하겠다는 몸의 협박에 무릎을 꿇는 걸 보면  아직 건강한 음식 만으로 평생 살 준비가 안되었나 보다. 나쁜 음식이 이래서 무섭다.


바삭바삭 치트데이

이번 치트데이의 테마는 바삭바삭 '칩'이다. 키워드는 원물과자이고 선택 기준은 원물에 가깝고 첨가물이 덜 들어가면서 달고 짜고 바삭한 나쁜 맛을 유지하는 것이다.


첨가물의 최소화는 몸이 느끼는 부담을 줄이고자 함이지 살이 덜찌기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살 덜찌는 음식은 속성상 맛이 착할 수 밖에 없는데, 착한거 먹는 건 치트데이가 아니다. 순한 음식에 화가난 몸이 치트데이로 원하는 것은 기름기 충만하면서 달콤바삭한 나쁜 맛이다. 달콤바삭해지는 기본조건은 충분한 기름 그리고 설탕 코팅이다.


칩으로 만들 수 있는 원물로는 감자, 고구마, 바나나, 플란테인, 카사마,  옥수수 등이 있다.  이들 자연 원물에 추가로 기름(팜유, 코코넛오일..etc)과 설탕(정백당, 코코넛슈가, 비정제설탕...) 그리고 +/-소금 이렇게 조합하면 달콤 바삭한 칩이 탄생한다.   


설래는 맘으로 과자를 폭풍검색을 하면서 이번 치트데이는 바나나, 플란테인 칩으로 결정했다. 세상의 모든 바나나/플란테인 칩을 다 맛볼 기세로 쇼핑몰(쿠팡, 지마켓, 네이버쇼핑)을 뒤지며 차례로 구매오더를 넣기 시작했다 .


구운 칩에 대한 찬양 후기

여러 칩들 중에서 내눈에 띄는 것은 단연 구운바나나 칩이었다.  

상품사진은 구웠음에도 반짝거리고 바삭해보였고 후기들도 바삭 바사삭하고 맛이 있는데  건강할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의 예찬이었다.

덜달다는 의견도 있지만 공통점은 맛있고 구워서 건강할거 같다는 것이다.

물론 맛있으며 건강하면 바랄나위가 없겠지만 맛있으면 좀 덜 건강하다는 대원칙에 과연 예외가 있을까? 나같이 삐딱한 사람에게 이런 의문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나도 저 구운 과자 샀다. 하지만 내가 먹었으니 맛있지만 건강하고 살안찐다고 눈감을 순 없다.


구운바나나 신상털기

이 구운바나나가 어떤면에서 다른 과자보다 건강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뒷면의 정보를 참고로 했다.  

뒷면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원재료 중 바나나가 97%라는 점이다. 마치 큰 바나나 더미 옆에 설탕, 기름 한 티스푼이 살짝거들 뿐이라는 이미지를 대놓고 풍긴다.

  

그런데 바나나 97%의 밝은 이미지는 그 아래  영양정보로 연결 되지 못하는 것 같다.  구운 바나나 100그람에 당류 12g, 지방 15g이 들어있고 열량이 403이란다. 분명 바나나가 97%라면 바나나에 가까운 영양성분을 기대하는데 실제 바나나 영양정보와 확연이 다르다.


좌: 바나나 중간사이즈 우: 바나나 100그람 영양정보

원물 바나나는 당류가 12그람으로 동일 하지만 지방은 아예 없고(0) 그리고 칼로리는 89밖에 되지 않는다.

원래 바나나에 지방이 없으므로 구운바나나 속 15g(100g당) 지방은 당연히 구울때 들어간 기름이다.  


기초 산수로 계산해도  과자 100g당 15g의 기름이 들어가면 함량은 15% 여야 한다.  

추가로 계산하면 기름을 뺀 85g의 바나나칩에서 당류는 12g로 함량은 14%이다. 원물 바나나의 당류가 12% 이므로 2%는  추가당이다. 결론은 구운바나나의 성분은 대략 15%오일 1.7%설탕 <1% 소금 그리고 83% 의 바나나로 이루어 졌다고 표기해야 맞다.   설탕을 거의 안쓴건 인정하지만 83% 이상을 넘지지 못하는 바나나를 97%로 표기하는 것은 엄연한 반칙이다.


다른 구운 바나나 칩의 원재료 함량을 봐도 내 추정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

이 구운바나나칩은 바나나 83% 설탕 10% 기름 6% 정제염 1% 라고 되어 있다.  기름을 조금 덜 쓰고 설탕비율을 높여 조성이 다르지만  원물함량에 장난을 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집에서 그냥 바나나만 잘라서 오븐에 구워본면 안다. 기름을 안바르고 원물을 구우면 꾸덕해지지 절대 바삭해질수 없다. 설탕과 기름이 합쳐서 15% 이상되지 않으면 특유의 나쁜맛 파삭파삭함을 내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첫번째, 두번째 구운 바나나 칩이 모두 분류가 유탕처리식품이다. 아무리 구웠다고 포장해도 저 정도 기름을 바르면 맛과 영양에서 기름에 튀긴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고구마형과자와 구운 바나나의 차이?

식품회사는 원물 고함량에다가 구웠다고 주장하며 구운 바나나를  건강식으로 둔갑시켰지만 저정도 스팩은 슈퍼마켓 과자 매대에 널렸다.

우유가 들어 있어 지금은 안 먹지만 예전엔 최애 간식이였던 고구마형과자.

영양 성분으로 보면 과자 100g당 당류 12g 지방 17g이다.  첫번째 구운 바나나는 당류 12g 지방 15g이었다. 그런데 고구마형 과자는 심지어 현대인들이 좋아하는 단백질이 9그람이나 들어있다.  가격은 또 어떤가 고구마과자는 200그람에 천원, 구운 바나나는 700그람에 6500원수준이다. 탄단지 구성이나 가격에서 구운 바나나는 잘난척하기 힘든 상황이다.

고구마형 과자는 식품 첨가물, GMO,  우유 함유라는 일반적 약점이 있긴 하지만 뭐... 그거 말고는 둘다 유탕식품에 도찐 개찐 아닌가?  


내가  고구마형과자를 안먹는것은 개인적인 취향인 원물 과자가 아니고 비건인 내가 안먹는 우유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고구마형 과자먹는 사람보다 내가 살이 덜찔거라 거나 먹으며 건강해진다는 생각은 1도 하지 않는다.

 

건강스낵이라는 눈속임

워낙 바나나 칩 시장이 건강마켓으로 포장되어 심지어 '굽지도' 않고 대놓고 튀긴 바나나 칩 역시 건강스낵이라고 하고 있다.   

이 바나나 칩도 원물 함량에 장난을 좀 첬는데 바나나 70% 오일 10% 설탕 20% 라고 공개 했고  뒷면 열량 정보를 보면 125g당 지방 38g으로 칩 100g당 30g의 기름을 자랑한다.

이 건강 스낵 바나나 칩에 비교하면 구운바나나칩이 진짜 건강한거 같기도

원물에 코코넛 오일 10%라고 했지만 완제품함량으로 보면 기름이 30%로 일반 감자칩과 지방 함량이 똑같지만 당류는 20%로 감자칩의 7% 보다 높아 설탕 뿌려놓은 감자칩 수준이다. 영양정보로만 보면 차라리 감자칩을 사먹는게 더 나을거 같다.


나처럼 감자칩보다 바나나칩이 좋은 사람은  바나나에 무슨 짓을 하던 어짜피 간식으로 먹는 것이니 별 상관없다. 하지만 웬지 감자칩은 몸에 나쁠거 같아 좀 건강해 보이는 간식으로 바나나 칩을 고른 사람이라면 영양 성분을 보고 속았다는 기분을 숨길 수 없을 것이다.  


나도 사실 먹고 살안찌는 건강한 비건과자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그래서 더 맹렬하게 영양정보를 파보았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자극적으로 달콤 바삭하면서 살안찌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어짜피 먹을거면서 난도질 해버렸지만 본디 바나나 칩은 유탕과자다. 유탕과자는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며 기분좋게  먹는 용도다. 건강하고자 한다면 평소에  건강한 자연식으로 많이 먹으면 된다. 튀긴과자먹으며 살이 덜 쪘으면 하는 눈가리고 아웅을 해서는 안될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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