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읽고
온종일 아무도 찾지 않는
한적한 나만의 집,
창가에 앉아 그동안 미루어두었던
<노자>나 <장자>를 읽으며
오후를 보내는 나날들.
배가 고프면 가볍게 점심을 먹고
해가 뉘엿뉘엿 해질 때까지
책상에 앉아 쓰다만 글을 끄적거릴 테지.
“물론 오래 살아서 차비라도 벌어놓은 사람은
언젠가는 기차를 타게 되겠지만
그때는 활동력과 여행 의욕도 잃고 난 다음일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끝없이 노력하고, 때로는 더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인가?”
농사꾼이던 당신의 아버지를 존경해서
교육자의 길을 걸어오면서도
정년퇴직을 한 뒤에는
농사를 짓고 살겠다던 다짐을
마침내 실천에 옮기신 분.
아버지의 고향은 여전히 서울에서 멀고,
빠른 기차는 서지도 않으며 역전에서도
또 한참 구불구불한 길을
돌아가야 하는 곳에 있다.
나도 어느새부터인가 담박한 음식,
소박한 차림에 마음이 간다.
사치로운 것으로 치장을 하고
큰 것을 움켜쥐기 위해
동동거리는 사람들의 불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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