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원고 요청을 받았다.
별로 대단하지 않은 것이다.
주제도 자유, 쓰든지 말든지도 자유다.
하지만 나는 써야만 했다.
그게 나와의 약속이지 않았던가.
일주일에 글 한 편은 쓰기로 어딘가,
다이어리 구석 어딘가 그렇게 적어 놓았더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주일 째 한 문장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무엇을 했던가.
나는 많이 아팠고
그 핑계로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그대신 섹스앤더시티 시즌 6까지 모두 섭렵했다.
몸이 아픈 이유가 단지 감기때문이 아니란 걸 안다.
처음엔 그저 '미루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얀 백지 상태를 아예 외면하고야 만다.
1초의 인내심도 용납할 수가 없었다.
주의력결핍장애를 앓는 것처럼
나는 한 순간도 재생되는 무언가가 없으면
견딜 수가 없게 되었다.
그 결과 매 순간 시트콤을 틀어놓게 되었고
하다못해 음악을 듣느라고 시간을 보내고
무언가 먹어야만 직성이 풀렸다.
나는 지금 심각한 변비다.
글 한 편이 써지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 없어져버리는 느낌이다.
나라는 인간이 과연 인간이었던지 반문한다.
Chapter 1
LOG ENTRY: SOL 6
I’m pretty much f*cked.
That’s my considered opinion.
F*cked.
Six days into what should be the greatest two months of my life, and it’s turned into a nightmare.
I don’t even know who’ll read this. I guess someone will find it eventually. Maybe a hundred years from now.
소설 '마션' 중에서.
지금 내가 쓰고 싶었던 말을 누가 대신 써줬다. 읽어볼 만 한 소설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