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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별 Apr 02. 2019

4월에 떠오르는 영화, 음악, 그리고 책

4월 이야기, 봄날 벚꽃 그리고 너,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안녕하세요, 별별 DJ입니다.

정말-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동안 페이스북을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별별 라디오도 소홀하게 됐어요. 그런데 얼마 전 정말 몇 년 만에 연락이 닿은 어느 한 분이 있었습니다. 그분은 제게 왜 별별 라디오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지요.


정말요? 별별 라디오를 기억하세요?
그럼요. 열혈 구독자였는걸요.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미안하기도 했어요. 그저 외롭게 방송하는 줄 알았는데 그걸 들어주시는 분이 있었다니, 그래도 좀 꾸준히 방송해볼 걸, 후회가 됐지요.


그래서 말입니다,

4월에는 별별 라디오를 새로 시작해볼까 해요.


아참, 별별 라디오가 뭐냐고요?

진짜 라디오는 아니고요 (웃음), 예전에는 페이스북에 밤 11시 1분에 딱 맞춰 포스팅을 했어요. 음악 링크를 걸어놓으면 페이스북에서 구독자분들이 제시간에 라디오처럼 음악을 접할 수 있을 거란 기대로 시작했던 거지요.

그렇게 (라디오 아닌) 라디오 방송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음악을 잘 모르지만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DJ 아닌) DJ였구요.

예전처럼 페이스북으로 하진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렇게 브런치로 별별 라디오를 들려드릴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네요.

 



4월이니, 4월을 이야기해볼까요.


저는 4월의 시작이 거짓말 같다고 말하고 싶어요.

만우절이기도 하고, 놀라운 계절의 변화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죠.


그밖에 4월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벚꽃, 식목일, 봄소풍, 중간고사...


오늘은 4월이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들이 4월에 모여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영화/ 이와이 슌지
4월 이야기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추천으로 알게 된 작품입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은 '러브 레터', '하나와 앨리스'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감독이죠.


러닝타임 90분으로 짧은 영화예요. 서사적으로 전개되는 내용도 별로 없지만 제게 봄날의 이미지는 이 영화로 기억됩니다.


일본은 4월에 새 학년이 시작한다고 하죠. 주인공은 갓 대학교에 입학한 새내기입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여주인공에게 반해버렸어요. 청순한 모습 그 자체로 4월의 설레는 느낌이 가득가득 전해져 오네요.


흔히 떠올리는 벚꽃 흩날리는 풍경 말고도 봄날의 소나기가 이토록 봄일 수 있는지, 마음이 꽉 차는 느낌이에요.



음악/ 에피톤 프로젝트
봄날, 벚꽃, 그리고 너


다음으로 에피톤 프로젝트의 피아노 연주곡입니다. 에피톤 프로젝트는 이 곡으로 이름을 알렸죠.


마냥 설레는 봄날을 노래한다기보단 '질 것을 알면서도 피는' 꽃의 심정을 노래한 것 같아요.


모든 순간이 그럴 테지요. 너무 행복한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그 순간이 훨훨 날아가 버릴까 봐 문득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니까요.


금세 활짝 폈다가 금세 지고 마는 벚꽃 풍경을 참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길을 거닐면서, 천천히 감상해보시길...!



책/ 무라카미 하루키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이 책은 말이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 중에서 제가 가장 아끼는 소설입니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이 거의 다 했죠.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소설은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알아봤지만 지나치고 마는 만남의 순간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상한 것은 낯설지 않은 풍경이라는 겁니다. 어쩌면 우리의 매 순간 스치는 만남들도 이와 같은 게 아닐지, 조심스레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담아서 지난 날들을 떠올려 봐요.


하루키 초기 단편들을 모아놓은 책인데, 풋풋하고도 시니컬한 감성으로 딱 이맘때 읽기 좋은 책입니다, 정말.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영화, 음악, 책.
별별 DJ의 마음을 담아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이 방송을 들으신다면

그것들을 꼭 찾아보시지 않더라도

훗날 어디선가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실지도 모르겠네요.


일상의 반짝이는 순간을 흘려보내지 말고 꼭 잡으셨으면 해요. 제가 바라는 건, 그게 다랍니다.





덧붙이는 말.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들 하죠. 엘리엇의 장편시 ‘황무지’의 구절입니다. 유독 우리 사회는 4월에 힘든 일들을 겪었고, 항상 이맘때쯤이면 우리의 눈앞을 아득하게 하는 사건들이 다시금 떠오릅니다.  4.3 사건, 4.19 혁명, 그리고 또 4월 16일까지...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잠든 뿌리를 뒤흔든다.
겨울은 따뜻했었다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어주고
가냘픈 목숨을 마른 구근으로 먹여 살려 주었다.


4월을 마주하며

설레는 감정에 젖기도 할 테지만

또 잊히기 쉬운 기억을 복기해보아야 해요.

4월이면 기필코 피어나는 꽃들처럼,

기필코 기억해야 하는 일들이니까요.


그럼, 여러분.
4월의 시작을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별별 라디오, 별별 DJ였습니다.
또 이야기할게요.
또 들어주세요.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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