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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공감

나 브런치 작가 왜 하지?

일상 공감_마이 라이프

by ALONE

나는 지난 5년 간 한 주간지에서 일하면서 매주 목요일마다 기사를 1~3개씩 마감해왔다.

그래서 '까짓것 브런치에 매주 두 어 편씩 올리는 건 껌이지'라고 생각했다.

기사는 취재를 바탕으로 써야 하므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다 담을 수 없고,

(교육 주간지라서) 교육에 한정된 내용만을 다뤄야 하는 것에 대해 늘 아쉬움이 많았다.

브런치에서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기를 자유롭게 펼칠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마침 기사 쓰는 일을 두어 달 쉬겠다고 말해놓은 상태라서 모처럼 시간도 여유롭다.


그.러.나.

생각보다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브런치에 처음 글을 올린 게 2월 6일인데 오늘까지, 이 글을 포함해 6편의 글을 겨우 올렸다.

지난주에 올리려고 끄적거리다가 끝내 완성하지 못한 3편의 글이 작가의 서랍에서 표류 중이다.

처음에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몇 가지 문제들로 인해

동기 부여가 잘 안 되는 것 같다.




첫 째, 마감이 없다!

원래 기사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키보드 위의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팍팍 글이 써지는데

브런치에는 재촉하는 사람도 없고, 정해진 날짜도 없으니 마냥 늘어진다.

고치고 또 고치고, 혹은 쓰다가 잘 안 써지면 중단하는 일까지 비일비재하다.

내가 꽤나 자율적인 인간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허허허

마감이 없다고 해서 마음이 편한 것도 아니다.

왠지 브런치에 글을 빨리, 많이 올려야 할 것 같은 심리적 압박을 계속 느끼고 있다.


둘째, 원고비가 없다!

부끄럽지만, 글로 돈을 벌어온 '마감 노동자'에게는 원고비가 글의 원동력이 됐던 것 같다.

애초 브런치로 돈을 벌 생각은 안 했는데도 글을 쓰면서 자꾸 잡념이 끼어든다.

정성스럽게 쓴 글, 원고비 받고 싶으다!!


세 째, 누가 내 글을 읽긴 하나?

부족한 글에 라이킷을 눌러주는 고마운 분들도 있지만 글에 대한 구체적인 피드백이 없으니

잘하고 있나?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이 자꾸 든다.

형식과 분량이 자유롭다는 것이 브런치의 크나큰 장점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글을 쓸 때마다 막막한 느낌이다.




마감도 없고 원고비도 없는데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을 보면 부럽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브런치 글을 매개로 출간이나 강연 등의 부가적인 활동으로 수익을 내는 분도 많이 있겠지만

내가 그런 경지까지 다다를 자신은 없다.

그럼에도 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뭘까?

아직까지는 뚜렷한 답을 찾지 못했다.

글을 써서 올리다 보면 알게 되려나. 일단은 글 30편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번 달려보려고 한다.

그 이후에 다시 브런치 활동의 이유를 점검해봐야겠다.

어느 고참 브런치 작가가

고작 3주밖에 안 된 '브린이' 주제에 닥치고 글이나 더 올려!

라고 외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다. ㅋ


눼~ 알겠습니다.

이제 글 쓰러 갑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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