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은 예주가 아팠고 수요일부터는 주안이가 조금씩 미열 증상을 보이다, 어제, 오늘- 아픔의 정점을 찍었다.
이른 아침, 배가 심하게 아프다며 소리를 지르며 울더니, (주사 맞을 때를 빼고는 아파도 울지 않던 아이다.)
팔과 다리에 경직 증세까지 나타난 거다. 아이의 손과 발은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디찬 냉수 느낌이었고, 이런 적이 처음이라 멘털 지수가 떨어질 뻔했지만, 마사지에만 집중했다. 다행히 금세 따뜻해지면서 평온을 찾았다. 부모라도 그 무엇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무기력함과 마주하니 슬펐다.
그런 중에 예주가 오빠의 아픔을 기록하고 싶다며 책상에 앉아 끄적이기 시작했다. 평소 쓰던 삐뚤빼뚤 쪽지이겠거니 했는데, 영작을 해왔다. 발음 나는 대로 적었기에 스펠링은 거진 엉망이지만, 찬찬히 읽어보니 진심 가득인 편지라 감동이었다.
「교회를 가야 하지만 오빠가 아파서 못 가게 됐다는 것과 오빠랑 달리기를 하고 싶고 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과 오빠가 좋아질 거라는 것까지…」 그 마음이 예뻤고, 주안이도 그런 예주의 편지를 보며 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서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눈 맞춤만으로도 '행복'을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