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를 쓰면서 느끼는 아이러니
‘지이잉 지지잉.’
오늘도 어김없이 많은 사람의 다이어리 작성 인증이 올라오는 카톡 알림이 울린다.
‘하….’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어제 피곤하다는 이유로 다이어리를 펼치는 것 대신 침대로 누워있는 걸 자주 선택을 많이 했기에. 선택에 대한 대가는 자책의 한숨과 인증 못 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카톡 인증하는 환경에 들어감으로써 내가 더욱 열심히 다이어리 쓰기로 다짐했었는데…. 1월 1일 새해의 야심 찬 다짐은 허공으로 날아가버린 지 오래다.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구름처럼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빠르게 지나간 세월이 너무나 야속하다. 벌써 12월의 첫 주를 맞이하고 있다는 자체도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했다. 그동안 쓰다가 안 쓰다가를 계속해서 반복해 왔다. 찬찬히 모든 다이어리의 첫 장부터 지금까지를 쭉 넘겨봤을 때, 작년보다는 조금 많이 썼지만, 그래도 많이 쓰지 못한 나 자신이 안타깝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나는 왜 꾸준함이 힘들까….’
다이어리를 꾸준하게 씀으로써, 시간 관리, 성장기록을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잘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성격상 꾸준하게 무언가를 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
텅 빈 토, 일요일 다이어리 칸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신나게 놀았던 주말 시간을 뒤로하고, 매주 월요일 아침. 책상에 앉아서 나름 다시 시작해 보겠다고 조금 일찍 일어나 책상에 앉아 다이어리를 펼쳐본다. 매번 주말 칸에는 텅텅 비어있는 걸 발견하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반성하며, 그때마다 나름 기억나는 부분들을 시간 칸과 했던 목록들을 하나씩 채워 나갔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지 못한 월요일에는 주말을 채우지 못한다. 이런 날은 항상 시간을 주도하는 하루가 아닌 시간에 끌려다니는 월요일의 시작을 보내버리게 된다. 그러면 더욱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 자책감과 한심스러움의 감정 소용돌이 마음 한구석에 커진다. 그러다가 다이어리에 손을 안 대는 날들이 늘어나 버리곤 했다. 회피하는 마음들이 커질수록 침대로 향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적으세요.”
다이어리를 꾸준히 쓰는 것이 힘들어서 침대로 피신했다. 이불을 폭 뒤집어쓰고는 자연스럽게 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유튜브 앱을 틀었다. 알고리즘에 의해 보게 된 영상이 다이어리 쓰는 걸 독려하는 영상이라니…. 아이러니하게도 다이어리를 쓰면서 변화하는 사례들을 보고, 동기부여 영상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갔다. 그 영상을 보면, 내가 성장하게 될 가슴 뛰는 상상을 다시 하게 된다. 도파민이 정신없이 분비되는 상태로 그대로 잠들어버린다. 그리고는 다음 날 아침, 어젯밤에 본 영상을 생각하며, 2분이라도 다이어리를 써보자는 마음으로 힘겹게 책상 앞에 궁둥이를 붙인다. 막상 쓰면 열심히 쓰는데, 쓰려고 마음먹고, 손으로 펼치는 동작을 하는 자체가 왜 그렇게 힘이 들까.
타인의 인생을 정말로 응원하기 위해, 다이어리도 선물했다. 나도 열심히 못 쓰고 있지만, 그들에게 선물 함으로써, 나와 상대방의 긍정적인 자극이 되길 바라면서…. 지금 이 글을 쓰며 그들에게 나도 열심히 못 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 자체가 부끄럽다. 하지만,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만은 상기시켜주고 싶다. 내가 생산적인 좋은 결과를 보여줘야, 그들에게 더욱 자극되겠지만,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서 쓰는 것만으로도 예전의 과거의 자신보다 더욱 성장하는 나를 발견하는 걸 보여주고 싶기에.
오늘도 마음이 무너졌다. 회복했다를 반복했다. 한순간에 좋은 습관이 정착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나한테는 1년 넘게 더 도전해야 온몸으로 체화되지 않을까. 앞으로 0.001%씩 나아가다 보면 정말 미세하지만, 조금씩 성장하리라 마음을 잡아본다. 또한, 다이어리에 쓰는 내용이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려주는 지도와 나침반이 될 것이라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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