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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Sep 12. 2024

그렇게 저는 차곡차곡 쌓아가는 중입니다.

그림책 '차곡차곡' 서선정작가


그림책 모임을 하고 나면 참 생각이 많아진다.

오늘은 특히 더욱 그런 날이다.

나의 일상이 어떻게 차곡차곡 그려졌는지 더욱 깊이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을 가졌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 책을 보는 내내 숨은 물고기와 새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고작 한 페이지에 한 줄이었지만, 은유, 비유법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표현들이 사계절을 풍성스러운 시를 읽어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고소한 맛, 매콤한 맛, 짭조름한 단맛, 눈이 번쩍 새콤한 맛, 오늘은 엄마표 비빔국수.'

이 한 줄이 나도 비빔국수를 먹고 싶게끔 만들었다. (그림에는 비빔국수가 없다. 수많은 양념장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왼쪽 오른쪽 두 페이지에 하나로 가득 담은 큰 그림들은 작가가 그린 부분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는 느낌도 주고, 어수선한 느낌을 주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빈틈, 여백을 통해서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들도 있었다. 또한 그림책을 읽으면서 마음도 따뜻해지는 느낌들을 받을 수 있었다.


작가의 의도를 모르고, 그림책을 읽으면 첫 느낌의 총체적으로 모아보면 이렇다.


그러나 다시 돌아와 첫 페이지에 작가 소개글에서 같이 적은 작가의 의도. 작가가 던진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었다.


'차곡차곡' 그림책 (서선정 작가)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일상 속 풍경들과 함께 조용히 계절들이 흘러갑니다.
짙어지는 꽃향기와 함께 봄이 시작되고,
소나기 속 초록이 차곡차곡 쌓이며 여름이 시작됩니다.
까슬까슬 마른빨래들 속에서는 가을 햇볕 냄새가 나고,
차가운 조약돌 밑으로 겨울이 흐릅니다.

우리의 삶도 이 모든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가는 여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억들은 어딘가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시간 속에서 쌓여가는 것이니까요.
여러분의 시간 속에서는 무엇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나요?

- 첫 페이지 작가 소개글에서-



그림책 모임에서도 이런 질문들이 나왔다.

Q. 시간 속에서 무엇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나요?

Q. 표지는 왜 굳이 여름을 선택했을까요?

Q. 요즘에 쌓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Q. 앞으로 어디까지 얼마나 쌓을 수 있을까요?

Q.  나는 이때까지 무엇을 쌓아왔나요?



Q. 시간 속에서 무엇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나요?


최근 나의 감정이 어떻게 차곡차곡 쌓여갔는지에 집중했다. 최근 8-9월 내 마음은 천국이었다가도 지옥이었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던 달.


회사에서 요즘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 무서움, 분노, 절망, 자책, 우울, 힘없음, 무표정, 슬픔, 억누름(포커페이스), 괜찮은 척으로 정리된다. 매번 혼나는 나, 왜 실수를 했는지에 대한 나에 대한 자책들과 자질, 진로, 능력에 대해서 더욱 깊어져가는 시기 었다.


그러다가 때로는 외근을 나가는 때에 만나는 한줄기의 희망. 행복이 있었다.

외근을 나가기 위해 길을 나섰던 때였다. 그때 빌딩만큼 키가 엄청나게 자란 침엽수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 사이로 느껴지는 푸르름. 반짝거림. 잠시 우두커니 서서 그 나무들을 바라보며, 내 마음을 다독이곤 했다. 이렇게 일을 하다가도 느낄 수 있는 안락함. 편안함. 행복. 그러나 걸어가는 그 길. 그 시간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이런 부정적인 느낌과 긍정적인 느낌을 혼동되게 쌓아가는 시간들이 많았다. 부정적인 측면의 비중이 더욱 99%를 많이 차지해서, 소화불량, 심장 통증을 계속 달고 있었다. 그러나 이 그림책을 읽은 계기로 나는 다시 달라지기로 선택했다. 내가 쌓아가고 싶은 것은 두려움, 무서움, 분노, 절망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소소함, 아름다움, 따뜻함, 안락함, 행복감, 포근함, 활력, 감사, 즐거움들로 가득 차는 시간들을 만들고 싶었고, 그러기로 다시 선택했다. 그리고 소화불량과 심장통증을 벗어나, 더욱 건강한 몸을 만들겠노라고.





퍼펙트데이즈 검색 화면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고모레비'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신문 모임에서 지나작가님께서 공유해 주신 작은 칼럼 기사내용 중의 단어였다.


'고모레비'는 퍼펙트 데이즈라는 일본 영화에 나오는 단어이다. 그 뜻은 사진 속에 나뭇잎 사이로 빛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모습.


퍼펙트 데이즈의 주인공은 시부야 공용화장실 청소부이다. 그 사람은 현관문을 열고 하늘을 보며 미소 짓기, 자판기 커피 마시기, 카세트테이프로 출근길에 올드팝 듣기, 신사 마당에서 샌드위치기 먹기, 필름 카메라로 나무 찍기, 잠들기 전에 문고판 중고책 읽기. 이런 사소하면서 별거 아니더라고 자기만의 정해진 분량의 일상을 묵묵히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대단해 보였다. 정갈하고 단단한 느낌.


그 속에서 고모레비는 그가 필름카메라로 찍은 나무사진에서 나온다.

사진 속에는 나뭇잎 사이로 빛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 순간에만 머무는 빛. 그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빛이어서 그런 걸까. 행복은 잠시 왔다가지만,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걸로 마음에 와닿았다.


이런 영화처럼 나만의 고모레비를 쌓아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나만의 작은 루틴들로 행복감을 차곡차곡 쌓아가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만물이 가장 생동하는 시기. 여름. 나도 여름의 계절을 보내아지.

Q. 앞으로 어떤 시간들을. 어떤 감정들을 쌓아가고 싶나요? 어떻게 쌓아가고 싶나요?


위에 언급했던바와 같이, 행복, 감사, 편안함, 기쁨, 활력, 즐거움, 건강이 가득 차곡차곡 쌓이도록 살아가고 싶다. 그러나 현대인들에게 무조건 찾아오는 스트레스. 그 스트레스로부터 나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해소하는 것이 참 힘들다.


그래서 나도 또한 피해 가지 못해, 요즘에 집중하고 있는 명상 공부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내면소통'을 쓰신 김주환 교수님의 유튜브 영상과 내면소통 책을 조금씩 더욱 곱씹으면서, 내 것으로 만들고, 나에게 적용해 보기로.


한 예로, 김주환 교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통증은 몸의 문제이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감정도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문제라는 것이다.


더울 때는 덥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경험자아가 덥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 짜증 나. 아 화나'라고 하는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자아에는 3가지가 있다. 경험자아, 배경자아, 기억자아.)


배경자아로 그것을 알아차리고, 더우면 식히면 덥다는 생각이 사라지듯.

우리는 감정조절을 몸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또한 아프다는 것은 생각이 반영이 된 것일 뿐.

(감정조절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만성통증이 있다고 하는 것으로 본다고 한다.

만성통증 = 감성조절 장애.)


또한 불안해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정신과약을 받아서 먹는데, 그것의 성분을 들여다보면, 심장약이라고 한다. 심장에서 빨리 올라오는 피를 천천히 만듦으로써 불안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심장이 천천히 뛰면, 불안이 사라진다. 숨을 조절해서 편도체가 활성화 되어있는 몸의 상태를 바꾼다면, 내 감정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핵심 논지였다.


즉, 내 몸을 편안하게 훈련시키면, 통증도 사라질 것. 나는 이걸 받아들이고, 나를 훈련하기로 했다.


훈련은 1) 호흡 알아차리기 훈련 2) 존 2 트레이닝 3) 뇌신경계 이완훈련. 3가지다. 이러한 내 몸을 편안하게 만드는 훈련들로 감사, 행복감, 편안함, 기쁨의 감정들로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싶고, 그러기로 선택해 본다.

 

또한 명상 뿐만 아니라, 나에게 맞는 운동의 지식들을 쌓아서, 타인에게 정보를 나눠주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순간들을 쌓아가고 싶다. 그리고 그걸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계속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가자.



명상훈련 차곡차곡.

운동지식들 차곡차곡.

운동을 하는 시간들을 차곡차곡.

건강하게 먹는 시간들을 차곡차곡.

행복한 순간들, 힐링하는 순간들을 차곡차곡.

더욱 힐링의 정보들을 배우며 차곡차곡.

사람들에게 정보를 나눠주며, 뿌듯함을 느끼는 순간들을 차곡차곡.


이런 차곡차곡의 시간들을 만들어가야지.



오늘도 그림책 모임을 통해, 많은 분들과 많은 좋은 질문들을 통해서 그들의 깨달음을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분들에게 더욱 자극받아서 나도 성장한 느낌이다.



많은 사람들의 깨달음도 차곡차곡, 나에게 쌓여서 더욱 현명하게 성장해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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