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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Sep 08. 2023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자.

끝 그리고 시작.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     


”니 가기 전에 밥이나 묵자.“     

 퇴사한다는 소식을 늦게 접한 친한 과장님이 밥 한 끼 하자고 먼저 전화를 주셨다. 그동안 가끔 퇴근길에 얻어타는 차가 없으면 태워다 주시는 친절한 과장님이셨다. 목소리는 조곤조곤하게 할 말 다 하시는 성격, 그렇지만 친근하고 푸근한 모습의 과장님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내 수중에 과자나 맛있는 것이 있으면 제일 먼저 많이 챙겨드리곤 했다. 회사에서 그나마 친하게 지냈던 과장님. 마지막 식사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감사했다.      


그만둔다. 퇴사한다.

 퇴사한다는 것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의미할 것이다. 다행히 퇴사일이 입사일이 될 수 있도록 연달아서 일하게 되었다. 공백기가 전혀 없이. 이것 또한 감사할 일이다. 이때까지 우울 모드로 있었던 에너지들은 부정적 에너지들로 가득 쌓여, 나의 몸을 병들게 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점점 건강해지고 있다. 아침마다 명상과 아침 헬스 또는 수영, 저녁 요가운동으로 움직임 명상을 최대한 집중하며 감사일기를 매일 쓰니, 좋은 기운이 점점 쌓여감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좋은 기운들이 나의 소원이 이뤄질 수 있게 도와준 것만 같다. 일단 여기보다는 좋은 회사로 이직할 수 있게 빌었던 소원.     


지금 회사 내에는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퇴사하는 사람이 9월에만 4명. 나까지 포함해서. 그런 분위기는 있던 사람들도 나가게 만드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사를 담당하고있기에, 총 4명이 그만두는 걸 알았다. 그 퇴사예정 사람들이 전 직원들에게 소문내고 다니지는 않았지만, 퇴사하는 분이 한 명씩 떠날 때쯤 조금씩 회사 사람들은 동요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친한 사람들에게 먼저 2주 전에 말하고, 다른 사람들한테는 말하지 않았다.      


이때까지 5년을 일하면서, 쌓아온 정. 그리고 아낌없이 나눠주던 음식들로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감사함을 몇몇 분들에게 베풀고 싶었다. 뭘 드리면 좋을까 하다가, ‘이대명과’ 과자가 생각이 났다. 센텀 신세계 백화점에 있는 이대명과. 예전에 한 번 먹었던 과자인데, 전통적으로 맛있는 맛이며, 고급스러운 과자였다. 선물하기에 딱 좋아 보였다.      


쿠팡으로 그렇게 나는 7명에게 이대명과 세트를 몰래 그들의 집 앞으로 보냈다. 일주일 뒤 퇴사하고 나서 도착할 줄 알았던 과자가 주문한 지 2일 뒤에 도착해버렸다. 덕분에 같이 일하는 동안, 이게 뭐냐며, 너무 고맙다고, 감사의 문자와 전화를 많이 받게 되었다. 또한, 직접 만나서 고맙다고 이야기해주시니, 가슴이 두근거리고 벅찼다. 베풀고 산다는 건 이런 마음의 리액션의 큰 감동에 중독되어 계속해서 베푸는 것일까.   

  

그래서 그만두기 직전인 2일 전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마무리를 짓기 위해, 세트는 아니더라도 크게 낱개 포장을 들고 갔다. 일부 그동안 함께 가끔 통근차 같이 탔던 생산직 반장님, 기장님들에게 허허허 하면서 웃기도 하고, 같이 보냈던 시간의 정에 대해 보답을 하고 싶었다. 비록 회사에서 제일 급여를 적게 받아가는 나였지만, 고급 과자를 사서 작은 성의라도 표하고 싶었던 나였다. 오늘 그렇게 그들에게는 갑작스러운 소식이지만, 나의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자]     


아직 인수인계서를 다 끝내지 못했다. 나름 100페이지에 달하는 꼼꼼한 컴퓨터 실습책 같은 인수인계서를 만들었다. 이런 인수인계서를 꼼꼼하게 만드는 경험 또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곳에서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꼼꼼하게 기억하고, 습득하는 능력, 그리고 흐름을 파악하는데 나름 빨라졌으리라….    

 

새로운 환경, 새로운 라이프 패턴, 새로운 인간관계.

이 모든 것이 처음에는 새롭고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적응하는 동안은 어색하겠지만,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한다면 빠르게 적응할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시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두근거리기도 한 요즘이다.      


더 좋은 조건과 좋은 환경으로 이직한다는 건 꿈같은 일이었는데…. 그 꿈이 이루어져서, 나에게 현실로 다가온 것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모든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더욱 살아갈 것이다. 예전보다 더욱 행복해질 것이다. 더 덜 우울 해지고, 나를 꼭 안아주며 잘 나아갈 것이다. 앞으로도 토닥토닥 나를 잘 챙겨주며,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아야지.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감사 #베푸는삶 #끝과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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