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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비단 Mar 02. 2022

코로나에 걸렸따

마니 아팠따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기숙사에서 짐을 싸고 집에 돌아온 주말, 기침을 했는데 가슴 깊은 곳까지 통증이 느껴졌다. 자가검사 키트를 해보니  줄이 떴다. 그 다음날 PCR 검사를 받았고, 양성이 나왔다. 그리고 2 27 일요일 부로 자가격리 기간이 끝났다.


왜 내가 코로나에 걸렸을까. 기숙사와 식당과 도서관만 왔다갔다했는데. 주말에 스터디카페에 갔다가 코인노래방에 들린 게 문제였을까? 다른 사람들은 클럽도 가고 술집도 가고 여행도 다니고 한다는데 왜 나한테 이런 시련을 내려주는 걸까. 억울하다.


일주일 동안 방에 갇혀 살았다. 방 밖에 함부로 나가지 못하고, 밥은 부모님이 쟁반에 차려서 넣어주었다. 독방에 갇히면 이런 기분일까? 다행히 독방보다 나은 점이라면 답답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아픈 걸 핑계로 아무 방해 없이 푹 쉬었다. 여고추리반도 보고, 유튜브로 실컷 보았다. 일주일 넘게 공부를 제대로 못 하고 글도 안 써서 불안하긴 하지만, 본격적인 임고생이 되기 직전 마지막 회광반조 느낌으로 놀았다.


코로나 확진? 오히려 좋아




이제 개강을 하고 나면 임고생이 된다. 수업을 듣고, 강의를 보고, 스터디를 하고, 시험을 보고, 한 달 뒤면 교생도 나간다. 그 사이에 한국사검정능력 시험도 봐야 한다. 보통 3학년 이전에 보는데, 까먹고 있었다(…). 아무튼 공부를 하다 보면 11월이 되면 임용고시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합격하든지 떨어지든지 하겠지.


해야 할 일이 명확하다는 점은 때론 장점이나, 미래가 고정되어 있다는 절망적인 기분도 든다. 이제는 내가 미래를 바꿀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 임용고시에 합격할 때까지 도전하고, 합격하고 나면 꼼짝없이 교사가 되고 말 것이라는 불안. 옛날만큼 교사가 되고 싶다는 설레는 마음도 사라진 지금 당연히 드는 생각일 것이다.


그러나 돌이킬 수 없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어쩔 수 없다. 지금 와서 후회한들 달라지는 건 없다. 교사가 되기로 한 것도, 글을 쓰기로 한 것도 모두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일 년 남짓한 시간, 그 시간 동안 열심히 하자.


공부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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