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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Apr 22. 2021

Ynsect: 모두가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식품을 향해

육류를 대체할 수 있는 고단백 곤충 식품

인구 증가와 단백질 위기

 

 2020년 발표된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의 보고서 ‘OECD Agricultural Outlook 2020-2029’에 의하면, 개발도상국의 가파른 인구 증가율로 인해 육류 소비 증가율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되고 있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개발도상국의 육류 소비량이 선진국의 약 5배에 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 육류 공급량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산방식 혁신 혹은 대체 식품의 개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세계 인구가 100억 명에 이르게 될 2050년 이후에는 필수 단백질 결핍으로 인한 ‘단백질 위기(Protein Crisis)’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세계최대 규모의 곤충 양식 공장을 가진 잉섹트 / 사진: Medium

 지난 글 중 임파서블 푸즈(Impossible Foods)에서는 식물 성분을 배양해 만든 고기 패티를 소개하면서 식물성 대체육 시장을 살펴보았고, 곤충 스낵 첩스칩스(Chirps Chips)를 제조하는 식스푸즈(Six Foods)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곤충 식품이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식용 곤충 밀웜(Mealworm, 갈색저거리)을 대량 양식해 고단백 대체 식품을 만드는 프랑스의 스타트업 잉섹트(Ynsect)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환경 연구원이 만든 세계 최대 곤충 식품 기업


잉섹트의 창업가 안토이네 휴베르트(Antoine Hubert) / 사진: Medium

 잉섹트의 창업가인 안토이네 휴베르트(Antoine Hubert)는 베이스 기타와 프랑스 전통악기 연주하기를 매우 좋아하던 청년이었습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 학구열도 남부럽지 않았던 휴베르트는 프랑스의 환경과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그랑제꼴(Grandes Écoles, 프랑스 정부 지정 엘리트 교육기관)의 아그로 파리테크(Agro Paris Tech)에서 환경생태학과 진화학을 전공했습니다. 


 학업을 마친 이후, 그는 도시농업과 식량 분야를 연구하는 어소시에이션 보가믹(Association Worgamic), 알트란 리서치(ALTRAN Research)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기후 변화에 의한 원자재 가격 변동, 그리고 이로 인해 매년 사료 가격이 폭등하는 현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알베르트는 환경에 최대한 영향을 적게 주면서도 영양소가 풍부한 사료와 비료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되었고, 2011년 곤충 스타트업 잉섹트가 탄생했습니다. 



수직형 곤충 양식 자동화 시설, 팜 힐(Farm Hill)


잉섹트의 사료 제조 과정 / 사진: Ynsect

 2021년 현재 잉섹트는 전세계 최대 규모의 곤충 식품 생산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잉섹트만의 품질 균일화와 대량 생산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 비법이 과연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로봇 도입을 통한 완전 자동화 사육 기술’입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밀웜을 담은 박스를 쌓아 올린 수직 사육장 ‘팜 힐(Farm Hill)’은 공간 활용성을 높이고 최적의 밀웜 성장 사이클을 찾아 생산성을 극대화한 잉섹트만의 특허 기술이지요. 


잉섹트의 수직형 대량 생산 시설 / 사진: Ynsect Youtube


생산과정을 단계별로 나누어 보면, 먼저 팜 힐(Farm Hill)에 내장된 센서를 활용해 밀웜에게 맞는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 뒤 약 70일 동안 성장시킵니다. 이후 선별(Casting) 작업을 거쳐 95% 정도의 잘 자란 밀웜은 단백질과 비료가 되기 위해 사용되고 5%는 이후의 번식을 위해 남겨집니다. 상품화를 위해 분류된 95%의 밀웜은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급속 살균 과정(Sterilization)을 거치게 되며, 이후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밀웜으로부터 식용 기름과 단백질, 키토산을 추출합니다. 추출된 순수한 원료는 포장을 거쳐 애완 동물 사료, 수산 동물 사료, 그리고 식물용 비료를 원하는 기업고객들에게 판매됩니다.



애완동물 사료, 수산동물 사료, 식물용 비료까지 한번에


밀웜 추출 성분으로 만들어진 잉섹트의 실제 사료 / 사진: Astanor

 일반적인 가정의 반려동물은 대부분 주인이 제공하는 사료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하지만, 원래 야생에서 생활하는 개과, 고양이과 동물들은 곤충을 통해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합니다. 동물에게 필요한 단백질이 곤충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에 착안한 잉섹트는, 2016년 애완 동물용 사료 ‘잉밀’(ŸnMeal)을 출시하며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습니다. 


 잉섹트의 사료는 실제 곤충으로부터 추출한 자연 성분이기에 일반 사료보다 소화가 잘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제조과정에서 화학약품 사용을 줄임과 동시에 폐기물 생성 제로를 달성하는 데에도 성공했는데요. 여기에 더해 자동화 수직 농장 팜 힐(Farm Hill) 덕분에 일반적인 가축 농장에 비해 토지를 98% 가량 적게 사용한다는 장점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잉섹트 고객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잉섹트의 사료와 비료의 고단백 성분 덕에 어류 양식장의 송어는 생산량이 34% 증가, 새우는 사망률이 40% 감소했고, 농업 분야에서도 유채씨의 수확량이 25%나 증가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고단백 대체 식품을 향해 

 

로봇을 활용해 완전 자동화된 생산 과정 / 사진: 잉섹트 유튜브


 앞서 소개했듯이 잉섹트는 로봇 기술이 접목된 세계 최대의 곤충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각종 센서, 로봇 기술을 융합해 밀웜 양식의 전체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기술의 혁신성과 가치를 인정받은 잉섹트는 다른 곤충 식품 생산업체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고 지금까지 총 10건의 펀딩으로 4억 2,500만 달러(한화 약 4,696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습니다. 2020년 10월에는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창립한 투자회사 풋프린트 코알리션(FoodPrint Coalition)로부터 시리즈 C 펀딩에서 3억 7,200억 달러(한화 약 4,115억원)를 투자 받으며 큰 주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잉섹트가 지금까지 확보한 투자금은 세계 곤충 단백질 산업에서 지금까지 조달된 자금의 총 합계액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잉섹트는 이 거대한 투자금을 이용해 2022년 초에는 프랑스 아미앵(Amiens)지역에 세계 최대 밀웜 농장을 건설할 예정이며, 이 아미앵 공장에서는 연간 10만 톤의 밀웜 식품 생산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잉섹트는 아미앵에서의 공장 설립 이후 프랑스를 넘어 북미, 그리고 아시아 지역까지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밀웜 식품 안정성 승인을 기다리는 잉섹트 / 사진: Ynsect


 현재 잉섹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곤충 식품 기업 10개사의 기술 특허중 40% 가량을 자사의 특허로 보유하고 있으며, 동물과 식물을 위한 성분을 넘어 인간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곤충 식품을 개발해 폭증하는 단백질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1년 1월 유럽 식품 안정청(EFSA, European Food Safety Authority)에서는 잉섹트가 고대하던 밀웜식품을 사람이 섭취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평가를 발표했습니다. 이 안정성 승인은 곧 EU차원의 식품 법규에 반영되어 잉섹트의 유럽 진출과 함께 전세계 진출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다가오는 단백질 위기(Protein Crisis)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식품의 다양한 대안 중 어떤 방식이, 그리고 어떤 스타트업이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식용 곤충 글로벌 특허는 한일 3파전, 산업 육성은 유럽이 선두주자


 유명한 비즈니스 리서치기업 ‘인더스틀리ARC’는 2025년까지 곤충 단백질 식음료 시장이 기존대비 연평균 33.97%의 매출 증가를 보이는 등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식용 곤충에는 풍부한 양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가축에 비해 온실 가스와 암모니아를 덜 배출해 점점 더 식용 곤충의 글로벌 시장은 커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요. 또한 곤충 배양 기반의 단백질 식음료는 기존 음식물 대비 1/3 가량의 쓰레기를 덜 배출하여(출처: 국제곤충식품사료기구, International Platform of Insects for Food and Feed) 친환경적인 자원 순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초소형 가축(micro livestock)으로 불리며 새로운 단백질 공급원으로 자리 잡고 있는 식용 곤충의 저력이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연도에 따른 국가별 특허 출원 동향 / 출처: 식용곤충 신시장 창출을 위한 기술동향 분석 및 시장 전망, 2020


 그와 같은 미래에의 유망성을 제일 먼저 알아 본 나라는 어느 나라일까요?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총 167건의 식용 곤충 관련 특허가 출원된 이래, 우리나라가 1980년대 가장 특허 출원을 내놓으면서 식용 곤충의 첫 스타트를 끊었답니다. 2000년 이후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관련 특허가 활발히 출원되고 있으며, 식용 곤충에 관한 특허의 국가별 점유율 분포를 보면 중국, 한국, 일본 순으로 엎치락 뒤치락하는 것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식용 곤충 관련 특허의 원재료가 대부분 번데기를 재료로 하는 특허가 가장 많았으며(76건)으로, 갈색저거리, 메뚜기, 지렁이 등의 순서로 조사되었습니다(김태경 외, 2020). 

                                                                                                                                            *PCT: 특허협력조약



특허-규제프리-마케팅 3박자로 글로벌 시장 선도할 스타트업은?


 이러한 특허 출원의 선도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식용 곤충 기반의 스타트업 활성화에 있어서는 아직 우리나라의 과제는 많이 산적해 있는 듯 보입니다. 식용 곤충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발맞추어 최근 유럽에서는 식용 곤충에 대한 법적 토대가 기민하게 마련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기존과는 다른 유형의 식품 재료와 형태가 개발됨에 따라 EU집행위는 모든 곤충 기반 식품을 노블푸드(novel food)로 정의하고 유럽식품안정청을 통해 식용 곤충의 안정성과 법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 설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잉섹트와 같이 첨단 기술 기반의 식용 곤충 스타트업이 보다 활성화되고 유통 체인과 투자자 진출이 더욱 고무될 수 밖에 없는 지점입니다. 더욱이 식용 곤충에 대한 친화적인 인식을 구축하기 위해 이들 유럽계 스타트업은 식용 곤충을 위한 성공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벨기에 리에지 대학 루디 카파로스 교수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식용 곤충 시장을 활성화하고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곤충을 그대로 노출하기보다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상품으로 출시하는 등 비즈니스의 다각화가 필요합니다.”(KOTRA, 2020. 9. 25자 뉴스) 이에 유럽은 단순히 식용 곤충 비즈니스에 대한 중요성 인식 뿐만 아니라, 식용 곤충의 소비 진작을 위한 마케팅 전략 개발에 매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잉섹트를 비롯한 세계 곤충 식품 스타트업들이 고민하고 있는 지점들을 파악하고, 특히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은 이러한 시점에서 어떤 SWOT을 도출할 수 있을지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중들의 선택을 만들어 낼 미래의 식용 곤충 스타트업을 고대하여 봅니다.






Where?            프랑스 아미앵

When?             2011년

What?              밀웜(갈색거저리)으로 만든 고단백&고지방 사료와 비료 

Who?               안토이네 휴버트(Antoine Hubert)

Why?               친환경 생산방식을 통해 급증하는 단백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How?               수직 밀웜 농장에서 곤충을 자동 배양, 분류 및 가공



References


30년후 세계 식량 수요 70% 증가…어떻게 대비할까, 미래과학, 2019/03/05

식용곤충산업의 현황과 전망, 세계농업 제207호, 2017/11

아이언맨이 투자한 곤충 스타트업, Startup Recipe, 2020/10/20

잉섹트, 시리즈 C 자금조달 라운드로 3억7천200만 달러 유치, 연합뉴스, 2020/10/09

해외 농식품 사례 'Ynsect', 농식품모태펀드, 2019/05/17

Agtech startup Ÿnsect extends Series C to $372 million to improve global food security and sustainability with first carbon negative and largest vertical farm in the world, Prnewswire, 2020/10/09

Insect protein start-up raises $372m to fund world’s largest insect farm, The Grocer, 2020/10/08

OECD-FAO AGRICULTURAL OUTLOOK 2020-2029

Ynsect CEO Antoine Hubert on entreprenurship & edible insects, Sifted, 2019/05/21

Kim Tae-Kyung, Yong Hae In, Jeon Ki-Hong, Kim Young-Boong, Jung Samooel, Kim Hyun-Wook, Choi Yun-Sang. 2020. Analysis of Technology Trends of Market Creation and Forecasts for Edible Insect. Korean Society for Food Science of Animal Resources (한국축산식품학회). Volume 9 Issue 1. Pages.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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