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는 목마름으로'와 '오직 민주주의' 사이
2009년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주당 부대변인이었다.
당이나 국회에 상주하는 상근 부대변인은 아니고 이른바
'명함 부대변인'이었다.
지자체 선거에 나서려는 정치 지망생이나 당 예비후보에 당에서 명함용이나 이력서에 한 줄 걸치라고 주는 뭐 그런 거.
토요일이나 일요일 당직자들 쉴 때 주말에 국회나 당사 나와 휴일 출근한 출입기자들 점심 살 때나 볼 수 있는.
그때 첫인상은 물같았다. 담담하니 그냥 샌님 변호사 같았다. 잘못봤다.
이듬해인 2010년 예상을 뒤엎고 성남시장에 당선된 그는 불과 6년만에 대선주자 반열에 올랐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는 말이 있지만, 그가 정말로 난세의 영웅으로 우뚝서 패권을 쥘지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고 지켜볼 일이지만,
난세는 난세인듯 하다.
환관 조고에 놀아나 나라를 들어먹은 호해와 최순실에 놀아나 대한민국을 뒤집어놓은 박근혜가 이천년도 넘는 시차를 두고 다를게 하나도 없으니 말이다.
그치만, 후한 말 삼국의 난세를 끝낸건, '치세의 능신 난세의 간웅', 태평성대엔 유능한 신하가 되고 난세엔 간웅이 될거라던 점괘를 받은 조조도,
강동의 호랑이라던 손씨 집안도, 제갈량이 뒤를 봐준 현군 유비도 아닌, 조조의 일개 책사이자 장수이던 사마 중달이다.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쫒아냈다'는 고사로 어리석은 겁쟁이 새가슴의 대명사가 된 바로 그 사마중달이다.
그러니 역사가 어디로 갈지는 지켜볼 일이다.
'오직 민주주의,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014년 펴낸 책 제목이다.
wag the dog, 직역하면 개를 흔들다 이다. 개가 꼬리를 흔드는게 정상인데 꼬리가 개 몸통을 흔든다는 뜻으로 원래 본말이 전도된 상황을 뜻할때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말을 쓴다.
이재명 시장은 이를 반어법 삼아, '오직 민주주의'에 의지해, 오직 민주주의를 지렛대 삼아 '몸통'을 흔들어 보겠다는,
반민족반민주 극우수구를 박살내겠다는 의지와 결기를 표현하기 위해 저런 표현을 쓴듯하다.
2002년 5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노무현은 지지자들을 앞에 두고 주먹을 불끈 쥐고 '타는 목마름으로' 를 부른다.
오직 한가닥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 만세를 외치던 그때로부터
14년이 흘렀다.
그런데 다시 혹은 여전히 '오직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후보가 대선 가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난세임을 기뻐할수만도 슬퍼할수만도 없는
이 기막힌 현실.
일개 백면백수가 참 오지랖도 넓은 글을 적는다.
허나 어쩌랴, 새벽 세시 속절없이 깨 잠은 안오고 테레비도 재밌는거 안하는데 불면증을 핑계삼을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