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를 통해 사람들의 '이동'과 '소비'에 관심을 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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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big-thinking/15
나는 이전 글들을 통해 '지리학 - 국제개발 - 국제정치 - 에너지 지정학'으로 나의 관심사가 이어졌다고 언급했다. 물론 지금도 위의 분야들에 관심이 있다. 그러나 뉴스 편집자로 일하면서 새롭게 깨닫고 생각한 점이 있다.
사람들은 '이동'하면서 반드시 무엇인가 '소비'한다.
'이동'과 '소비'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예외란 없다. 아래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학생 A는 학교에 갈 때 주로 버스를 이용하지만, 오늘은 하필 늦잠을 자 지하철을 이용했다. 다행히 지각은 면했고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학교 앞 맛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직장인 B는 회사로 출근 전, 회사 앞에 있는 카페에 들러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서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늘은 퇴근 후 친한 친구들과 강남에서 약속이 있다. B의 회사는 종로에 있어서 강남으로 가는 동안 어제 못 본 TV 예능 프로그램을 볼 예정이다.
모두 우리 생활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학생 A는 대중교통 / 점심메뉴를 소비했고, 직장인 B는 커피 / 대중교통 / 콘텐츠를 소비했다. 그러나 이런 소비는 평소에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내가 '소비'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런 의문 속에서 나는 뉴스 편집자로 일하면서 처음으로 '자율주행차'를 접했다. 처음에는 미국 주식 투자를 위해 검색하다 스친 정도였다. 그러나 뉴스 편집을 하면서 매체들이 자율주행차 관련 기사를 많이 쓰고 있다는 점을 알았고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GPU /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라이더 센서 등 처음 접한 기술들이 정말 신기했고 이 기술들이 결합하여 차량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탑승자를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준다니 정말 놀라웠다. 그리고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로 차량이 스스로 학습하여 더욱 사고확률을 줄여나가고 있었다.
차량이 스스로 학습까지 하여 탑승자를 안전하게 데려다준다는 것은 기존의 모습을 아예 바꿔버리는 엄청난 변화를 의미한다. 현재까지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운전자는 반드시 핸들을 잡고 운전해야 한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그럴 필요가 없다.
자동차 안에서 사람들의 소비 패턴이 크게 변한다.
자율주행차의 등장은 사람들의 소비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지금까지 운전자가 할 수 있는 소비는 주유 / 고속도로 등 통행료 지불 / 라디오나 스마트폰을 통한 음악 콘텐츠 소비 정도가 전부였다. 그러나 자율주행차가 등장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 출근 전 마트에서 사야 할 품목을 차량에 입력하면, 퇴근길에 알아서 집 근처 최저가 마트로 이동한다.
· 차량에 이상이 있는 경우, 주변 최저가 정비소로 길 안내를 한다. (주유소도 동일)
· 이동 중 주변에 사람들이 자주 방문하거나 TV 등에 소개된 맛집이 있다면 차량이 추천한다
· 특정 도로에서 사람들이 많이 들은 음악이 있다면 자동으로 재생해준다.
· 차량에서 게임과 동영상을 즐길 수 있고 이를 분석하여 추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사물인터넷(IoT) / 블록체인 기술 등이 자율주행차와 연결될 경우, 무궁무진한 소비 확장을 예상할 수 있다. 최근 자동차 제조업체가 주도적으로 모든 산업 분야와 제휴하거나 인수합병을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http://www.auto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5437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6/17/2018061701138.html
https://news.joins.com/article/23047855
자율주행차를 알기 전 나는 매일 사무실에서 일했고, 이에 전혀 불만을 느끼지 않았다. 다만,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많은 소비를 한다는 점은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자율주행차를 접한 후, 그 이동과 소비를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고, 몸으로 배우고 싶어졌다. 현재 사람들의 이동과 소비를 분석하여 향후 자율주행차가 등장했을 때 차량 탑승자들이 '효율적인 이동과 소비'를 할 수 있게 만들고 싶은 이유였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이직 준비를 시작했지만, 뉴스 편집자로 일한 내가 자율주행차 분야로 이직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일한 것도 아니고, 관련 기술자도 아니었으니 불가능한 것이 당연했다. 그래서 꼭 자동차 분야가 아니라도 이동 수단을 다루는 '모빌리티' 분야로 범위를 넓혔고, 그 결과 한국에 진출하여 새롭게 '공유자전거' 사업을 시작하려는 중국계 회사로 이직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