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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넘어서 그를 보다. 백남준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을 통해서 본 백남준의 세가지 모습.

by 대웅정의 끄적끄적 Mar 14. 2025

*올트랙 소속 리뷰어 대웅정의 끄적끄적 입니다.


부산 현대 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 전시는 우리가 익히 아는 ‘비디오 아트 거장’의 모습뿐만 아니라, 그의 과거와 미래를 조명하며 3부작 형식으로 구성된 대규모 전시였습니다. 교과서 속 백남준은 대개 ‘비디오 아트의 대가’로 알려져 있지만, 이번 전시는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예술가로 자리 잡았는지를 조명했다는 점에서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입구를 장식하는 백남준의 조형물.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3부의 대중적인 백남준이 아니라, 1·2부에서 조명된 그의 음악가 시절과 행위 예술, 아방가르드 예술로의 전향 과정이었습니다. 사실 교과서를 통해 알려지는 그의 모습이 “비디오 아트” 예술가로서 지위를 인정하고 인식할 뿐 그의 과거와 역사를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백남준의 플럭서스 활동 작품들.

그러나 1부에서는 백남준이 전위예술운동 ‘플럭서스’의 선두주자로 활약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플럭서스’는 예술의 권위주의에 도전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도록 한 국제적 예술운동이었습니다. 백남준이 이 운동의 핵심 멤버였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웠습니다. 플럭서스라는 예술운동은 특정 계층만을 위해 존재하는 예술이 아닌 예술의 권위주의에 도전하는 예술활동으로, 누구나 자기가 생각한 소재로 예술활동을 하는 것을 하려고 한 것이며 이것은 예술이 주는 진부함을 타파하는 선두주자들의 사조라는 것입니다. 이것에 백남준이 소속되어 있었다는 것이지요. 한번더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는 ‘4분 33초’로 유명한 존 케이지나, ‘지방 의자’의 요제프 보이스와 함께 활동한 세계적인 예술가였습니다.

요제프 보이스의 <지방 의자>

2부에 들어서기 전에 보여주는 그의 예술 활동들은 많은 시대가 지나간 지금에서는 혁신적이지 않은 당연한 것이 되었지만, 그의 시대적 배경을 생각해 보았을 때, 엄청나게 놀랍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백남준이라는 예술가에 관해서 굉장히 초보적으로 파악하고 오래되고 낡은, 예술가라고 생각한 게 저의 큰 착각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동 시대상을 통해 바라본 그는 혁신이자,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어서 최근 현대에 이르러 많은 수의 예술가는 단순히 예술 분야적인 지식을 넘어서 기계공학이나 컴퓨터 공학을 접목한 예술 퍼포먼스를 당연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그것을 앞서간 방식을 통해서 그런 공학적 부분을 예술에 접목했습니다. 그것은 그의 아방가르드적인 활동들을 밑바탕으로 그의 예술세계가 확장된 결과처럼 느껴집니다.

가장 신기한 점들은 그가 가진 미래 기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들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대부분의 예술가, 학자들이 미래 기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던 것과 대비적으로 긍정적인 기술의 미래를 생각해, 그것을 자신의 작품에 꾸준히 녹여내어 보여준 여러 작품이 더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는 교과서에서도 나오는 그의 작품들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남준의 작품들.

그래서 백남준이라는 아티스트의 일면을 우리가 교과서를 통해 바라보게 되어서, “백남준 = 비디오 아트”하면 공식처럼 언급되는 인물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그가 가진 모든 예술가의 역사와 정체성을 볼 수 있었던 귀한 과정입니다. 단순히 한국을 대표하는 “비디오 아트”의 대가라는 인물로서 마무리하는 것이 아닌, 음악가로 시작해 기술과 행위를 조합한 강렬한 이미지를 선사해 준 독특한 개성을 가진 아티스트로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전시였습니다!


이상 대웅정의 끄적끄적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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