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헤키

상로스 정식, 히레카츠 정식

by HERMITAGE


‘무슨 말이 필요할까 어디서부터 어떻게-한 편의 고기를 먹고 있는 듯한 착각, 입안이 왜곡되었지만 그마저 ‘기분 좋은 일이다. 밋밋한 고기를 튀김으로 승화했었다면, 튀김이 고기로 거듭난 맛이다. 호평을 받는 이유를 또 사람들의 고운 시선, 몇 개 되지 않는 좌석에도 기꺼이 기다렸다 먹기를 자처하는緣由(연유)를 깨달았다. 올해에 접어든 지도, 벌써 절반을 넘긴 지금, 상반기에 이렇다 할 인상적인 기억의 가게가 어딜까를 떠올려본다면 머릿속 리스트업 된 공간에 꽤 앞쪽에 세워야 할 것 같은 기억으로 단번에 압도되었다. 고독한 미식가가, 미식한 고독가가 되어 방문한다면 상당히 흡족한 표정으로 저녁을 마무리했으리라.



<망원동>에 막 도착해 とんかつ(돈가스)를 한입 베어 물기 전까지 오랜만의 외출에 왜 이 메뉴를 고르고 고른 건지에 대한 한 편의 아쉬움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다만, 한국의 일명 ‘돈까쓰’가 (돈가스가 올바른 표기이다) 거기서 거기일 거라는, 튀기면 뭐든 맛있다라던가, 자극의 맛을, 기름을 위해서라면 ‘운동화까지도 튀기려는 시도’등의 오명을 떠올리며 잔잔한 거리를 걸었던 것을 반성했다.


カツ(가츠)일까, 까스일까, 두 가지 주제로의 고민, 언제나 ‘까스’였다면 이번엔 カツ(가츠)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망원>에서 만난, 돼지고기 튀김은, 분명히 カツ(가츠)가 맞다. 일회용 くし(꼬지)에, 한국어 메뉴판은 당연히 없는, 영문 메뉴판도 이제 막 제작해,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도쿄 시내 한복판에서, 점심 웨이팅 손님 첫 번째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손짓 발짓해가며 당차게 입장해 모든 종류를 체험해 보겠다는 명분 하에 모든 ‘모둠 메뉴’를 주문해 먹었던(그중에 가장 이름이 물을 긴, 보통 가장 마지막 메뉴) 여행의 기억이 스쳤다.


어쨌거나 음식은 각 나라에서 재해석을 통해 새로운 메뉴로 거듭난다, 현지의 맛을 내지 않는다 해서 과거에는 무조건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고 있다는 전제로 유연하게 사고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마니아틱한 맛을 좋아하는 건 아닐테니까. 거기에 ‘딥’한 즐거움까지는 바라지 않을지도 모른다. 적당한 정도에 그칠 줄 아는 것도 한 편의 미덕이라는 걸 깨닫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カツ] ’ 가츠’는 그렇게 한국에서 오랜 시간 고르기엔 어려운 메뉴로, 한 번은, 제주도에 차를 세워두고 한 시간 남짓 기다려야 겨우 포장할 수 있었던 흑돼지 ‘돈까쓰'를 먹고 생각했다. 돈가츠는 단연코 아니었고 ‘돈까스’였는데, “‘돈까쓰’가 제아무리 흑돼지라도, 별 수 없구나,”


안타까운 한 시간을 해변 바로 옆 정좌에서, 아쉬움을 달랬던 기억, 한때 거주지와 인접하면서 생활의 터전이었던 대학로, 혜화동에 자리해 언제부턴가 줄을 서기 시작하고 방송에 출연한 소금을 찍어 먹으라던 가츠 집, 거기서 더 나아가 프리미엄화 된 진짜 ‘가츠’ 전략으로 강남에도 가게가 생겼다고 전해 들었다. 역시 별생각이 들지 않았다. 조금 더 다채로운 정도. 고독한 직장 생활 중에, 점심시간. 극한의 스트레스로 인해 기름이 좀 더 당기는 날, 먹는 돼지고기튀김쯤으로 더부룩한 기름은 채워주지만, 그렇게까지 맛있다고 할 일인가, 일종의 解消(해소) 같다.


기름欲(욕) 같은, 때론 필요하고, 한편으로 괜찮은 기억이지만 과연 줄까지 서야 하는가에 대한 아련한 의문만 드문드문 남았다. 물론, 어떤 프랜차이즈나 하향 평준화에 성공한, 旣成(기성)의 맛에 ‘까쓰’ 집들은 여전하지만, 그것도 그 나름대로의 케이-푸드로서 역할을 똑똑히 해내기에 작은 차이로 만들어낸 차별화는 더욱 빛난다. 튀김옷을 씹는 즐거움에 대해 떠올릴 수 있는 <망원동>에서, 기존의 정서에서 오류가 난, 특별함을 찾았다. ‘돈가스’에 대한 단상을 마무리한다.


Hermitage

@big_be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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