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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령 Mar 26. 2016

왜 사랑은 선착순일까?

늦게 도착한 것이 죄도 아닌데

사랑이 선착순이던가. 늦게 도착한 것이 죄도 아닌데.


 먼저 만난 사람이 있다고 해서 그 여자를 욕심내서는 안 된다니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것이 세상이 정해놓은 규칙이었으니까. 이 혼자 마음 안에 품고 말하지 않는 수밖에. 사랑하는 여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마음 아파하다니 자신이 작고 못나게 느껴졌다. 가장 어려운 것은 그 여자가 늦은 밤 전화를 걸어 사랑이란 멀마나 어려운 것이며 끝나지 않는 숙제 인간에 관해 이야기하며 한숨을 쉴 때였다. 내가 만약 그 여자의 남자친구라면 자꾸 웃게 해줄 텐데.


영원한 사랑은 원하지 않지만 영원한 사람은 원했다. 어쩌면 둘 다 얻지 못하는 걸 알면서도 영원한 사랑과 사람을 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늘 만월 같은 사람은 원하지 않다만 달 같은 사람은 원한다는 말과 같겠다.


 그 여자의 꽃병에 꽃이 시들지 않도록 해줄 텐데. 적어도 이토록 늦은 밤. 다른 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답도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한숨짓게 하지는 않았을 텐데 그저 들어주는 것밖에는 할 수 없다니. 가장 아픈 것은 전화를 끊는 순간이었다.



" 네가 있어서 참 좋다. 고마워 "


 

 여자의 짧은 그 인사가 남자에게는 얼마나 오래 여운을 남기는지. 희망이 되고 아픔이 되는지 여자는 모를 것이었다. 더 아픈 것은 그래 놓고도 다음 날 연인과 다정한 그 여자를 보는 것이었다. 어제의 그 길고 긴 전화 통화는 없었던 것처럼.



혹시나 나에게도 차례가 오는 것은 아닐까 작은 희망을 품게 하던 그 시간은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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