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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령 Mar 01. 2016

여자는 얼굴로 전쟁을 하지 않았다.

우리가 몰랐던 그녀들의 이야기


 중학교때 무심히 읽었던 손무의 <손자병법>을 나이가 들어 대학교에 들어와서 다시 읽으니 손무의 마음은 어느정도 이해를 할 수 잇었다. 평범히 모험 활극을 좋아하는 아이였던 나는 전쟁, SF장르 영화를 가장 좋아했다.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며 권선징악의 교훈을 주는 영웅담은 나의 마음속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하지만 손무가 말하는 전쟁의 진실은 달랐다. 오,초 전쟁에서 무참히 초나라를 무찌르는 것은 오자서의 복수 통쾌함이 있었지만 정의의 편은 아니었다. 전쟁에서는 절대선과 절대악은 없었다. 전쟁은 우리가 생각하는 화려함이 아니었다.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쟁은 죽음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전쟁하면 남성만 인식을 하는데 이 책에서는 여군들의 실상을 알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전쟁의 기억이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에는 악의 징벌로 단순화 되어 왔다.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전쟁의 기록은 신화와 존경심의 대상으로 남는다. 하지만 여성의 같은 경우는 다르다 뭐라고 해야할까 좀 더 포스트모던적이다 라고 말하는게 나을거 같다. 선과악은 이분법으로 세상을 생략하지 않는다. 이데올로기를 덧씌워 현상을 외면하지 않는다. 그들의 눈에는 적아에 무관하게 고통받고 상처 입은 불쌍한 인간이 그대로 보인다.  

이 책의 내용은 말 그대로 여자들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 한다. 남자들은 전쟁이야기를 한다면 전쟁의 모습, 승리와 공훈과 전적을 이야기하고, 전선에서의 전투와 사령관, 병사 이야기를 한다면 여자들은 남자들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 여자들은 전장에서도 사람을 보고 일상을 느끼고 평범한 것에 주목한다. 처음 사람을 죽였을 때의 공포와 절망감이라든지, 전투가 끝나고 사방에 널브러진 시신을 보고 끔찍함과 처절함을 말하고 있다. 또한 전선에서 싹튼 사랑 이야기도 있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사연이 하나 있다. 15살에 최전선에 전쟁을 참여한 소녀가 있었다. 처음에는 총질 하는게 굉장히 두려웠다. 그 이유는 사람을 살생하는게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하기 힘들었다. 사람을 죽이고서는 한 동안 많이 울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전쟁이 계속되자 그녀도 무감각해졌다. 사람을 죽여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았다고 말을 하였다.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자신의 바뀐 감정에 굉장히 두렵고 힘들었다고 인터뷰에서 말을 하였다. 이 처럼 전쟁은 사람을 바꾸기도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남자들은 전쟁이 끝나고는 자신의 일터에 쉽게 복귀를 할 수 있었지만 여자는 그렇지 않았다. 여자들은 전쟁을 기록한 책이나 부상자들에 대한 서류를 버려야했다. 왜냐하면 다시 예쁘고 다니고, 하이힐을 신고, 결혼 준비를 해야하는 여자 쉽게 말해서 여성으로 돌아가야했기 때문이다.


 전쟁을 일어나는 이유는 몇 명의 도발때문에 일어난다. 전쟁을 수행하는 것은 군인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것을 잃는 사람은 민간인이다. 전쟁이란 괴물은 전장을 구별하지 않는다. 전쟁은 여성을, 심지어 어린 소녀까지 전장으로 내몬다. 전쟁은 성별에 상관 없이 조국과 가족의 이름으로 싸워야 했다.


 이 처럼 전쟁은 굉장히 비참한 것이다. 전쟁을 겪어본 사람만 전쟁의 참혹함을 알수가 있다. 오래전부터 있었고,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쟁 누구를 위한 것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전쟁. 그 누구도 승리자가 없는 전쟁. 모두가 패배자만 될뿐 전쟁은 말 그대로 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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