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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호령 Oct 30. 2016

어른되기 - 연애(戀愛)

아직은 혼자인 게 좋다.


 외로운 계절이 찾아왔다. 밤은 여름보다 많이 길어졌고 바람은 점점 더 매서워지고 있다. 이 계절이 찾아올 때마다 주변 지인들이 자주 하는 말들이 있다. '너 외롭지 않아?' '소개팅 한번 받아볼래?' 조금 외롭긴 하다. 하지만 외로워서 죽을 정도는 아니다. 아직은 소개팅,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은 그다지 없다. 처음부터 혼자였던 건 아니었다. 


상처를 받고 난 이후부터 이성을 만나는 게 조금 부담스러워졌다. 그녀는 정말 괜찮은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의 치명적인 단점은 새로운 것 만을 바라 왔다. 난 그녀가 새로운 것을 요구할 때마다 굉장히 힘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연애관이랑은 조금 차이가 있었다. 그녀를 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내가 아닌 다른 나를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을 받은 이후 난 연애를 하는 건지 연극을 하는 건지 나조차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리 두 사람은 서로의 관계를 정리해버렸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너도나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서로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를 해줬다면, 서로 상처도 받지 않고 계속 이어나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 이후로 난 연애에 대해 조금 거리를 두기로 했다. 다른 것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혼자보낸시간'을 헤아려보면 벌써 이 정도나 됐었나? 할 정도로 놀라곤 한다. 주위 친구들은 술자리에서 나한테 이런 말을 종종하곤 한다. '언제까지 연애 안 할 거야?' '소개팅 한번 받아봐' 이 말들을 한다. 난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난 미소만 지으면서 대답은 회피한다.


언젠가는 연애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아마도 아직 나만큼 누군가를 좋아할 준비가 되지 않을 상태라고 말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내가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항상 재고 마음 졸이고 나만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닌가 걱정하고 그런 짓 하지 말자 속마음을 확실하게 말하고 발로 차일 때까지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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